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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표결 D-1, 민주당의 고심…강경론 우세 속 현실론도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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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표결 D-1, 민주당의 고심…강경론 우세 속 현실론도 고개

이재명, 거듭 "국정 첫 출발 고려해야"…"정호영 지명철회시 찬성" 조건부 의견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 직후 한덕수 후보자를 무조건 낙마시켜야 한다는 강경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지방선거 역풍을 고려한 '현실론'을 주장해 여기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시 총리 인준안을 통과시키자는 '조건부 협조' 의견도 나오면서 민주당의 결론이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19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쨌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런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첫 총리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인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한덕수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선 부적격하다"면서도 "우리는 임명하는 입장이 아니라 동의하는 여부의 주요 의사결정권을 가지는 입장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첫 출발하는, 또 새로운 진용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도 신문 인터뷰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안 맞고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출범 초기이니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원로들도 비슷한 취지에서 한덕수 인준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한동훈 장관을 임명하고 정 후보자를 철회하지 않은 건 문제"라면서도 "그래도 해줄 건 해줘야 한다. 그런 뒤에 또 할 말은 해가면서 가야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문희상 상임고문도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리 인준은 해 주는 것이 기본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위기이자 도전의 시기에 첫 출발을 하는 총리에 대해 너무 정치적으로, 정략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인준 협조를 강조한 것이지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달라진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쿠키뉴스-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덕수 후보자 인준에 대해 '찬성' 48.4% '반대' 38.9%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2일 발표된 TBS-KSOI 여론조사에서는 한 후보자 인준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36.8%, 반대한다는 응답이 46.0%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당내에선 여전히 부결론이 높은 상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독선과 오만의 폭주"라면서 “이 모든 상황은 자업자득,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다.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한덕수 후보자의) 임명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에서 협치를 말씀하셔놓고 바로 한동훈 장관을 임명했다. 그러고 나서 이제 무조건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인준하라고 얘기하는데, 과연 이게 협치와 얼마만큼 가깝냐"면서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인준 표결에서) 정말 합리적인 판단해주실 것이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준 부결을 요청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인사를 보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지나친 욕심으로 협치와 신뢰를 저버리는 모습"이라면서 "이런 데 대해 야당은 야당으로서 갈 길을 가게 될 것"이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이 현실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선 "그건 지방선거(재보선) 후보자로서 이 후보 본인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간사였던 강병원 의원은 이날 민주당 동료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한 후보자를 인준하면 대통령의 독주에 어떤 쓴소리도 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총리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불 보듯 뻔하다"며 '인준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은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는 장관과는 달리 국회 본회의 표결을 요한다.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총리 인준을 위해선 167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의원총회에서 한덕수 후보자 인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 표결이 진행된다.

박주민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의총 결과에 따라서 입장이 정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자유 의사에 맡겨서 표결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여러 갈래가 남아 있다"고 했다.

본회의와 의원총회를 미루고 윤 대통령의 정 후보자 지명 철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상호 의원은 19일 불교방송(B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거나, 혹은 자진 사퇴시키고, 그렇게 되면 그거에 대한 답으로 더불어 민주당이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인준하는 이런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정국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지혜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까지 만약에 지명 철회하지 않을 경우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하는 문제가 발생할 텐데, 의총 결의로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그 요구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을 본 연후에 표결 일시를 결정해도 되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덕수 후보자 인준과 관련, 민주당을 향해 "상식에 따라 잘 처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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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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