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대통령실과 내각, 국민의힘 의원들이 총집결하는 모양새를 통해 이념과 진영에 구애받지 않는 실용적 면모를 부각하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특별한 일정이 없는 의원들은 같이 가면 좋겠다"고 참석을 독려했다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17일 전했다. 강 수석은 "부처 장관들이 다 임명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장관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수석실에서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들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임명된 국무위원들이 광주로 전원 참석할 전망이다. 109명인 국민의힘 의원들 가운데 "100여 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강 수석은 예상했다. 사실상 내각, 국회, 대통령실 참모를 향한 총동원령이다.
강 수석은 이를 "최고의 통합 행보이고 메시지"라고 의미부여했다. 그는 "통합, 협치에 대한 진정성을 고려해 기념일에 많은 분들과 함께 참석하는 것"이라며 "보수정당, 보수정부가 5.18 기념일에 참석 할 때 여러 이슈가 됐던 부분을 아우르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잣대로 보면 보수, 진보 쪽에서 과한 것 아니냐는 양론이 있을 수 있지만, 통합을 향한 새로운 정치에 큰 획이 내일 시작되지 않겠나 싶다"고 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느냐 아니냐는 논란이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전 준비를 위해 강 수석은 이날 저녁 광주로 내려가 5.18 관련 단체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전야제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강 수석은 전날 5.18 민주화운동 관련단체들이 국민의힘과 가진 정책간담회를 언급하며 "그분들이 '5.18은 특정 정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통합의 출발점이 되면 좋겠다. 자유, 인권, 민주 정신이 국민통합 정신으로 계승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다만 강 수석은 윤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하겠다고 한 약속에 대해선 "국회가 우선인 만큼, 우리가 앞서서 추진하는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차후에 국회와 헌법 등에 대한 사안을 논의할 때 진행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여야 참석자들과 KTX로 이동하는 중에 조찬이나 석식을 같이하며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갖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대통령의 '광주 공들이기'는 대선후보 시절 광주 정신 계승을 강조하며 전통적 보수진영과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전두환 옹호 발언’에 휘말려 타격을 입었던 점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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