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에서 열린 노동자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추대를 수락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을 통해 "10월 2일에 열릴 대선 승리뿐 아니라, 브라질을 재건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동자당을 비롯한 7개 좌파·중도좌파 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는 중도좌파 브라질사회당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8년간 집권했지만, 퇴임 후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수감됐다.
지난 2019년 석방된 그는 최근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44%의 예상 득표율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31%)에 앞서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암 투병·부패 의혹 수사 등 험난한 역경을 오뚝이처럼 극복한 '좌파의 대부'다.
CNN 방송은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의 대권 재도전 선언을 보도하면서 "가장 카리스마 있는 브라질 정치인의 인생 역경에서 또 하나의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7년 뇌물수수·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1심에서 9년6개월, 2018년 2심에서 12년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2019년 11월 대법원이 2심 재판 결과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580일 만에 자유를 되찾았다.
이어 올해 3월에는 대법원이 1·2심 선고를 모두 무효화하면서 2022년 대선 출마 피선거권을 회복하고 재기의 발판을 확보했다.
이제는 오히려 수사의 정당성이 의심받는 상황이다.
당시 부패 수사를 지휘한 연방 판사가 유죄를 끌어내려고 검사와 담합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가난한 노동자 출신인 그의 배경은 브라질 정계에서 매우 독특한 편이라고 CNN은 전했다.
그는 1945년에 태어났다. 10살 때까지 읽고 쓸 줄도 몰랐다. 그는 5학년 때 이미 취업을 위해 학교를 그만뒀다고 한다.
1975년 금속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1980년 현 소속 정당인 노동자당을 창당했다. 첫 의회 입성은 1986년이었다.
그는 4차례 도전 만인 2002년 처음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61.3%의 높은 지지율이었다.
2006년 재선까지 8년간의 임기를 마친 후 2011년 물러나는 그의 지지율은 90%에 달했다고 한다.
브라질 빈곤층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개선한 공이 컸다고 CNN은 분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1년 말 후두암 진단을 받았으나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거쳐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브라질 대선의 이번 공식 선거운동은 8월 16일부터다. 룰라 전 대통령은 공식 출마 선언만 했을 뿐 아직 이렇다 할 공약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44%의 예상 득표율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31%)과의 가상 대결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극우 보수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경시하고 환경보호단체를 공격했으며, 냉전 시절처럼 반대파를 공산주의로 몰아 비판을 받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룰라 전 대통령은 중도 좌파 성향 브라질사회당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낙점하는 등 중도 확장 의지를 보인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에서 열린 노동자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추대를 수락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겨냥, "브라질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지나고 있다"며 "우리를 지배한 무능과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새로운 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대선은 10월 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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