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도적 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포함한 71개 민간 단체가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의 한국 입국을 위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8일 71개의 시민사회‧종교‧동포지원 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에 대한 긴급 구호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 받는 민간인들 가운데 2만 명에 달하는 고려인 동포들도 있다"며 "이들 중 다수는 폴란드, 루마니아 등 주변국과 유럽 각지로 피난길에 올랐는데, 가족이나 친인척 등 연고가 있는 모국인 한국으로의 귀환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부는 초기에는 서류 미비를 따지며 모국 귀환을 쉽게 허가해주지 않았지만 이후 재외동포 지원단체들의 적극적 요구를 받아들여 사증 발급 간소화, 여권 미소지자에 대한 여행증명서 발급 등의 전향적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와 동포애에 입각한 정부의 이러한 조치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런데 정부는 한국에 친척이나 가족 등 연고가 있는 피난 동포들에게만 여행허가증을 발급하고 있다"며 "한국에 연고가 없는 동포들의 귀환도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에트(옛 소련)가 붕괴되며 삶의 근거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미처 우크라이나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고려인들, 행정체계 붕괴로 관계증빙이 어려운 동포 가족들에게도 포괄적 입국을 허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한국행을 원하는 고려인 동포들이) 귀환 허가를 받더라도 항공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동포들이 대다수"라며 "정부가 국적 항공사와 협의, 전세비행기를 제공하고 항공료를 지원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을 조력했던 현지인들에 대해 지난해 8월 정부가 군 수송기를 동원해 긴급 피난을 시켜주고 임시 생활 거처를 마련해줬던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입국 피난 동포들에 대해 최소 6개월 정도의 임시 숙소 제공, 긴급생계비, 의료보험 감면과 의료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한국행을 택하지 못하는 동포들에 대한 도움도 요청했다. 이들은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에는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천명의 동포들이 있지만, 자세한 현황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피난민들에 대한 임시 숙소, 식량, 의료 등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달라"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내 고려인들의 피난 및 입국 문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화상으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 때도 제기됐다.
당시 연설을 주관한 이광재 국회외교통일위원장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접경 지역을 다녀왔다며, 한국행을 희망하는 고려인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이송 및 정착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인마을이 있는 광주 광산구를 지역구로 하는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광재 위원장과 함께 폴란드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고려인 동포들의 입국을 위한 군 수송기 투입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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