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국무장관, 국방장관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사된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 최고위급 인사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다.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독립광장(Maidan Nezalezhnosti)' 지하철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일요일 키이우에 방문해 우크라이나 군에 공급할 무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무기 목록과 무기 공급 속도를 논의할 것"이라며 "무기가 충분해지는 즉시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영토를 즉시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는 언론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벌인 일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했다.
기자회견 몇 시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를 공습한 일을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8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며 "3개월 된 아이가 죽었다. 전쟁은 이 아이가 태어난 지 한달이 됐을 때 시작됐다. 이 빌어먹을 개자식들(bastards), 나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점령을 시도하고 있는 마리우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저항하고 있는 상황에 관해서도 그는 "(자국 군인이 전사하면) 그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단,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평화회담이 재개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멈추기를 원한다. 외교의 길과 군사의 길이 있을 때 건전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제나 외교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평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 만났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만나야 한다. 그래야 외교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