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간 지속되던 가계대출 감소세가 멈췄다. 차기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음에도 관련 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 합계액은 703조4484억 원이었다.
집계 기간 전체 가계대출 잔액 중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3월 506조6174억 원에서 이달 507조1182억 원으로 4080억 원 늘어났다.
전세자금 대출은 한달 사이 131조3349억 원에서 131조5435억 원으로 2086억 원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133조3996억 원에서 133조2242억 원으로 1754억 원 감소했다.
총액으로는 지난달 말 대비 2547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달 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달 가계대출은 지금처럼 지난달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작년 12월 709조529억 원이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 707조6895억 원, 2월 705조9373억 원, 3월 703조1937억 원으로 내리 줄어들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한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영향을 발휘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이달 들어 이 같은 흐름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그 의미를 해석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영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선 당시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로 높이고, 첫 구매가 아닌 나머지 전 대상자의 LTV를 70%로 단일화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처럼 LTV 규제가 완화되면 대출 규모는 증가한다.
올해 7월 말로 계약갱신청구권이 반영된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째가 된다는 점은 전세대출 수요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새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은 전세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할 권리를 갖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 가능하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은 한 차례만 적용된다. 따라서 2020년 8월 이후 청구권을 행사한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추가 납부해야 할 부담을 갖게 된다.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은 새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들어 차기 정부 관계자로부터는 가계대출 규제 필요성이 심심찮게 거론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23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시 가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와는 거리를 뒀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차기 정부가 "대출 규제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일단 현 정부보다 관련 규제를 풀 입장임은 재차 확인했다. 다만 한 총리 후보자는 "대출 규제 '정상화'가 부동산 시장의 또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세심하고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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