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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억울하게 잃은 아이…"정부는 책임 떠넘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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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억울하게 잃은 아이…"정부는 책임 떠넘기기만"

격리해제 하루만에 입원한 11살 박 어린이, 13일 사망

코로나19 감염 격리 해제 하루만에 코로나19 합병으로 추정되는 급성 질환에 걸려 중증 환자 치료를 받던 인천의 11살 초등학생 박모 어린이가 14일간의 중증 치료 끝에 사망했다.

부모는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참변으로 이어졌다고 한탄했다.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사연을 하소연했으나 응답은 난망한 상태다.

22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박 어린이의 아버지인 박수철(46) 씨는 "정부의 응급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만 했어도 일이 이 지경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가 죽었는데도 정부 부처는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는 이야기만 해 억울함을 풀 길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자가격리 해제일인 지난달 31일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응급 후송됐다. (☞관련기사 : 자가격리 끝 혼수상태 빠진 11살 아이…재택치료 '방치' 논란에 부모는 속 터진다) 

격리 해제일 오전이 되자 아이의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구토하며 말을 하기도 버거워하는 아이의 상황에 놀라 부모는 119에 이송을 요청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여서 이송이 불가하니 비대면진료를 신청하라'는 답을 받았다.

그 사이 부모는 이런저런 병원에 연락을 취한 끝에 같은 날 밤 11시 50분, 자가격리 해제 10분을 남기고 겨우 관할인 인천시 남동구 행정사무실로부터 119 구급차량 접수 후 응급입원을 취하라는 소식을 들었고, 다음 날 새벽 응급입원했다.

박 어린이는 이후 서울삼성병원에서 기계호흡 치료와 투석, 항암치료 조치를 받았다. 희귀성 질환인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합병 가능성과 급성 어린이 당뇨 발생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이는 긴 시간 버텼으나 뇌출혈 등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13일 부모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

박 씨는 "해제 전날만 해도 피검사 결과 어떤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아이의 이송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도 이런 일이 발생했겠느냐"고 한탄했다.

참담한 결과를 두고 박 씨는 "인천시 남동구에 이송 책임을 질의하고 진상조사를 요청했으나 질병관리청에 문의하라고만 하고, 질병청은 보건복지부에 연락하라고 하고, 다시 전화하니 또 남동구 보건소에 문의하라는 식으로 정부 부처가 서로 책임만 떠넘겼다"며 "누구도 정확히 대응해주지 않으니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프레시안>이 이번 사고에 관한 첫 기사를 낸 후 관할 소방서에서는 '부모의 연락이 한 번 뿐이었고, 그 연락을 받은 후 즉시 구급 출동해 아이를 이송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러나 학부모의 통화 목록상 연락이 여러 차례 오간 것은 사실이었다.

박 씨는 "이후 소방서와 다시 사실 확인을 해 총 네 차례 관련 문의를 접수했음을 확인했다"며 "상황이 명백한 데도 기사가 나간 후 아이의 부모에게 항의 전화나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격분했다.

아이를 떠나보냈으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답하지 않는 상황.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사연을 올리고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지난 8일 청원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4670명이 부모의 억울함에 공감했다. (☞ 국민청원 게시판 바로 가기) 

박 씨는 "초기 조치가 늦어진 점이 명백하니 이 상황을 더 자세히 밝혀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으나 "곧 정권이 바뀌는 어수선한 상황이라 나처럼 힘 없는 일반 서민의 요구가 가 닿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박수철 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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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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