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최근 마지막 친서를 교환하고, 서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친서 교환을 통해 지난 5년을 회고하면서 상호 신뢰와 대화 속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데 공감하고 남북 동포에게도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친서는 지난 20일 문 대통령이 마지막 인사를 겸해 김 위원장 측에 보냈으며, 김 위원장은 바로 다음날인 21일 회신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이 될 안부를 전한다"며 "아쉬운 순간들이 벅찬 기억과 함께 교차하지만 손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했다.
이어 "남북의 대화가 희망했던 곳에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간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라며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로 남북협력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만들어낸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9.19 군사합의가 통일의 밑거름이 돼야 하며 언제나 믿고 기다리겠다"면서 "이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언제 어디서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했던 나날들이 감회가 깊다"며 "희망했던 곳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역사적인 선언과 합의를 내놨고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금에 와서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기울여온 노력을 바탕으로 정성을 쏟아나간다면 언제든지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을 써 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존경하겠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서신 교환은 깊은 신뢰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마지막 친서 교환이 앞으로 남북관계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 동지께서 남조선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지난 4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보내온 친서를 받고 4월 21일 회답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진함없는 노력을 기울여나간다면 북남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 했다"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춘추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친서 교환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계속 되고 있는 등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 희망적인 표현이 담겨있는 것은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번 친서 교환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떻게 평가했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마음으로 갖고 계실지 모르지만 담담하게 회신을 받으셨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친서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친서는 간간이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남북 간 큰 사건 사고가 있으면 (친서 내용을) 발표했다"면서 "친서는 정상 간 개인적인 서한 성격으로, 사실 (친서 교환) 자체를 굳이 발표하지 않는 상황인데 필요할 때 필요한 내용의 친서는 교환해왔다 이렇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친서에서 김 위원장의 남한 답방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지금은 답방을 논의할 수 있는 국면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퇴임 후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특사 등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대통령의 미래 역할에 대해 제가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반도 통일과 비핵화, 민족 문제에 있어서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역할이 있다면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예단은 안 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 간절한 마음으로 지내게 되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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