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 업체에서 근무하고 이 회사가 조세피난처에 세운 또 다른 회사에서 자금세탁과 관련한 일을 수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TV조선>은 박진 후보자의 아들인 박 모 씨가 비즈니스 전문 SNS에 "'OK컨설팅'에서 '자금세탁모니터' 업무를 맡는 MLRO(Money Laundering Reporting Officer)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법인등록서류에 따르면 'OK컨설팅'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네덜란드령 퀴라소에 등록된 자본금 600만원 회사로, 박 씨가 2018년 말부터 최근까지 임원으로 근무한 NSUS사의 또 다른 직원이 설립자"라고 전했다.
NSUS(엔서스그룹)은 박 씨가 지난 2018년부터 근무해온 곳으로 박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박 씨가 2018년 12월11일 운영부사장으로 채용됐고 현재는 운영관리자로 근무 중"이라는 NSUS 그룹 명의의 서신을 함께 송부했다.
박 씨가 SNS를 통해 본인이 스스로 자금세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박진 후보자가 거짓 해명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날 외교부 박진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후보자 아들과 관련한 입장 자료에서 "후보자 장남은 기술자로서 엔서스그룹(NSUS) 내부의 회사 전산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었을 뿐 회사의 직접적인 영업이나 사업 영역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회사 간 지배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준비단은 "캐나다 소재 회사의 설립지를 '조세피난처'로 한 것은 회사 직원에 불과한 후보자의 장남과 전혀 상관없을 뿐 아니라 국내 세금 납부와도 무관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진 후보자 측은 보도 이후에도 박 씨가 자금세탁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일 준비단 측은 "후보자의 장남은 OK컨설팅이라는 회사에 근무한 사실이 없고, 동 회사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한다"며 "회사 근무 이력이 기재되어 있다고 보도에서 언급한 SNS 게시물 또한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씨가 몸담았던 NSUS 그룹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이라는 <경향신문>의 보도에 대해 준비단은 "캐나다 소재 합법적 기업으로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여하는 불법 회사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준비단은 "국내 유명 게임업체들도 합법적 범위 내에서 포커, 고스톱 등 게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해외에 소프트웨어 수출을 하는 것은 문제 될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항신문>은 NSUS 그룹에 속한 '앤서스 인터랙티브'가 도박사이트 '지지포커'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사의 소재지는 아일랜드 더블린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지포커 소프트웨어를 제작한 업체는 역시 NSUS 그룹에 속한 것으로 보이는 '앤서스랩'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 회사가 2014년 국내에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됐다가 2019년 유한책임회사로 법인형태를 변경했다며 "앤서스랩에서 2017~2018년 등기이사를 맡은 김 모씨(41)는 박진 후보자 아들의 카이스트 선배이자 지지포커의 설립자로 알려져 있고 대표인 임 모씨(39)도 카이스트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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