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의 면담에서 요구받은 사항에 대한 응답도 일부 담겼다. 다만 전장연의 요구 가운데 일부는 추상적 답변만 내놓거나 '검토 중'이라며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밝혔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안상훈 인수위원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인수위원회가 검토중인 국정과제"라며 총 4개분야 10개 정책과제 검토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분야 해당 정책은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검토를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및 발달장애인 주간·방과후 서비스 확대 등 돌봄지원 체계 강화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 확대,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과 방문재활치료 서비스 연계 및 건강보험 적용 검토 등 3가지였다.
장애인 이동권 관련 분야인 국토교통부 해당 사안은 △시내버스는 저상버스로 의무교체, 휠체어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 △장애인 콜택시 2027년까지 100% 도입률 달성 및 대중교통 이용 곤란 지역 중심 법정대수 상향, 콜택시 광역이동이나 24시간 운영 지원 등을 위한 운영비 지원 검토 △지하철 역사당 1개 이상 엘리베이터 설치 및 이용객이 많은 역에는 역사당 2개 동선 확보 단계 추진 등 3가지였다.
고용 분야에서는 △장애인의 유망산업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디지털훈련센터 확대 사업 1가지가, 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는 △박물관·미술관·체육시설 이용 편의 증진 △무장애 관광도시 사업 추진 △전용 공연장·전시장 조성 및 국공립 공연·전시장 대관 활성화, 예술작품 공공기관 우선구매 등 장애예술인 지원 강화 등 3가지 사업이 발표됐다.
안 인수위원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표를 모시고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어제(18일) 개최했다"며 "지난 3월 29일에는 전장연을 만나 의견을 듣기도 했다"고 정책 마련 경과를 설명했다.
이날 인수위의 발표는 이들이 전장연 활동가들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만나 '장애인의 날 전까지 검토의견을 달라'고 요구받은 데 대한 응답 성격이다.
전장연의 요구는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2023년도) 807억원 편성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지원 확대 △장애인활동지원 예산 2.9조원 편성(올해 대비 1.2조원 증액)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2개 동선 설치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 원 편성 등이었다.
이날 인수위가 발표한 내용 가운데 '개인예산제 도입'은 활동지원 예산 증액 요구에 상응하는 부분이 있고,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요구는 역사당 2개라는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 역사에 1개 이상 설치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역은 2개 동선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내용으로 비교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다만 안 위원은 탈시설 사업 예산 요구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러 차례 장애인 현장 관계자,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해본 결과 탈시설 문제는 굉장히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며 "장애도 정도별, 종류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종합 고려해 맞춤형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고, 일거에 탈시설을 할 경우 발생하는 부가적 문제가 있다. 탈시설 이후 돌봄 환경을 구축하는 과제까지 포함해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사실상 수용에 난색을 표했다.
장애인활동지원예산 요구항목에 포함된 '24시간'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발달장애인 가족은 24시간을 요구하지만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 착실하게 주간·방과후부터라도 챙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안 위원은 답했다. 배석한 인수위 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최충증 장애인은 24시간 돌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 후 약 5년 전후 기간을 두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즉 이 부분은 전장연 측의 요구에 대해 명확히 답을 하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반응을 보인 수준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