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증거를 보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번즈 국장은 이날 조지아 공과대학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가 그간 군사적 좌절을 겪었던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중 누구도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크렘린이 핵 경보 수준을 높이겠다는 발언은 봤지만 이런 우려를 강화시킬 군사 배치 등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많지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거나 소련 시절 전투기를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려는 폴란드 계획을 수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특사 파견 검토"…안보보좌관 "우크라 전쟁, 수개월 이상 장기화될 수도"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특사를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그 결정(특사 파견)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특사로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등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특사 파견 검토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전쟁 계속 의지를 밝힌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인 돈바스에 전력을 총결집하면서 조만간 전면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될 것 같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코노믹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수개월이나 그 이상 장기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12일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대통령은 자신의 견해를 매우 심사숙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의 행위가 국제법적으로 제노사이드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입장은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절차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외교적 합의에 도달할 경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등 각종 제재를 해제할 지에 대해 "이미 정해진 결론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제재에 동참한 유럽국가들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으로 큰 피해를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대함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우크라이나 측과 밤새 연락을 취했다"며 "이는 확실히 러시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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