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보수 정부에서도 북한과 적극적 대화 시도가 있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권 후보자는 "보수 정부 시기에 남북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전례를 들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보수 정부 때도 적극적으로 대화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을 보면 반드시 비관적으로 생각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새 정부가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군사적인 부분과 관련해서 그렇게 추측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되는데 통일부는 대화를 통한 해결 내지 대화를 통한 진전을 노력하는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다"며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인도 통일부가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비핵화나 긴장 완화를 만들어가는 측면에서 제가 드린 말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취임 이후 북한에 대화를 요청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당연히 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서도 도발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우리가 대화를 요청했다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실제 상대방이 대화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통일부는 외교부나 국방부, 정보 기관과는 달리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잘 만들고 평화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라며 남북관계에서의 통일부의 특수성을 강조하고 남북 간 대화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다만 권 후보자는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만 정상화될 수 없다. 2인3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 위협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진전되는 것이 남북관계 정상화"라며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북한에서 발표한 것도 그렇지만 바로 그 핵무기를 갖고 남쪽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후보자는 "지금 상황에서 (남북 간 대화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상대가 대화에 나오지 않을 때 끊임없이 당근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계기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운 남북 관계의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다 만들지는 못해도 초석이라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좋은 요소가 있다면 얼마든지 선택하고, 우리가 받아들이기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또 놓고 가고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발전법을 개정해 대북 전단 살포를 제재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런 부분을 법으로 헌법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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