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9일에 불과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20대 친부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3일 수원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성수) 심리로 열린 이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게 1심 결심공판에서와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31일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생후 29일 된 딸 B양이 잠을 자지않고 운다는 이유로 반지를 낀 손을 이용해 B양의 이마를 2차례 가량 때리고, 흔들거나 내던져 이튿날 급성경막하출혈 및 뇌부종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보다 앞선 같은 달 중순에도 아이가 보챈다는 이유로 B양이 누운 매트리스를 마구 흔들고 머리를 때렸으며, 같은 달 28일 B양이 다량의 대변을 본 채 몸이 축 처진 상태로 숨을 쉬지 않는 등 이상 증상을 보였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방임한 혐의도 받았다.
이 밖에도 B양의 친모인 전 연인 C씨를 상대로 (C씨의) 남자친구에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등 3차례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C씨가 양육을 거부하자 홀로 아이를 키워오다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반지를 낀 손으로 때린 행위 자체가 사인이 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B양을 흔들거나 던진 행위가 급성경막하출혈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법의학 분석 결과를 토대로, A씨에게 살인죄에 준하는 엄벌을 내려달라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젊은 나이에 아이를 양육할 만한 환경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생긴 책임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우발적인 범행의 측면이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5년간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고, 그동안 학대 혐의를 부인했던 A씨는 항소심에서 입장을 바꿨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사건 당시 어려운 상황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도 최후 진술에서 "아이에게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18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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