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가졌다.
네함머 총리는 회담이 끝난 뒤 "힘든 회담이었다"고 토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모스크바에서 75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네함머 총리는 즉각적인 휴전과 인도주의적 통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는 우호적인 방문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나는 방금 우크라이나에서 왔고 러시아 침략전쟁으로 인한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직접 보았다"고 밝혔다.
영세중립국인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제재를 지지했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조치 등 더 강력한 조치를 채택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EU 국가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는 천연가스 수요의 8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경제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로 알려졌다.
네함머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국내에서 비판이 제기됐지만, 그는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인도주의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과 회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군사적으로 중립적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해서는 '멈춰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중립지대' 인도 압박…"러시아 에너지 인도 이익에 맞지 않아"
같은 날(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인도는 미국, 일본, 호부와 중국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쿼드' 4개국 멤버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상대적으로 '중립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인도는 유엔총회에서 지난 3월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2건의 결의안, 지난 7일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지위를 정지하는 결의안 등 3건의 결의안에 대해 모두 기권표를 던졌다. 이들 결의안은 모두 찬성표가 과반 이상 나와서 가결됐다. 다만 인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자행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인도가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회색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러시아에 무기 수입을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를 논의하는 와중을 틈타 싼값으로 에너지를 수입하는 상대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리 협력 관계의 뿌리는 국민 및 가족, 친구, 공유가지 등 깊이 연결돼 있다"며 "러시아가 벌인 전쟁의 불안정 여파를 어떻게 관리할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와 대화하며 평화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의 석유 수입 다변화를 도울 수 있지만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은 인도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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