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한 자산인 해금강 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남북 간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8일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 간 협의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 부대변인은 "금강산 관광은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은 상호존중과 협의에 입각한 남북 공동노력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상대방 투자자 자산의 보호라는 남북 당국 간 합의는 물론, 모든 사안들을 서로 협의해서 해결해 온 사업자와의 신뢰에도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 부대변인은 "해금강호텔 해체에 대한 우리 측의 충분한 설명 요구와 협의를 시작하자는 정당한 제안에 북한이 전혀 응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지금이라도 북한은 해금강호텔 해체에 대해 우리 측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조속히 호응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6일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해금강호텔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고 우리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며 "이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공식적 입장은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날까지 북한은 남한의 협의 요청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은 상태다. 차 부대변인은 "지난주에 우리 측 입장을 북측에 구두로 전달한 이후 북한의 반응과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지난 일주일 간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금강호텔의 현재 상황에 대해 차 부대변인은 "해체작업이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체 진척 상황 등 정보사항은 설명해 드리기 어렵다"며 금강산 관광지구 내 다른 시설들의 해체 동향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해금강호텔은 금강산 관광이 진행되던 지난 2000년 개장했으며 현대아산이 소유·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9년 10월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시설 시찰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하면서 금강산 관광지구의 내 시설 해체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북한은 이틀 후인 25일 남측 시설 해체를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냈고 정부는 북한에 금강산 관광 문제를 논의하는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해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2020년 1월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기미가 보이자 이를 이유로 해체를 연기하겠다고 남한에 통보했다. 이후 금강산 관광 시설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북한이 남한에는 어떠한 통지도 없어 해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해금강호텔 해체 배경과 의도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냐는 질문에 차 부대변인은 "다양한 분석과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단정하지 않겠다.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인 조치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모든 사안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 6일 <미국의 소리> 방송은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랩스'의 5일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금강 호텔 가운데 부분을 중심으로 철거가 상당 부분 진행된 듯 움푹 들어간 모습이 보였다며 작업이 막바지에 진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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