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 인도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중국의 부상이 국제질서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7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나토·파트너국 합동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정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엔 헌장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나토 회원국들의 단합된 노력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정부가 총 4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3월까지 정부는 10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완료했으며,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기구 등을 통해 긴급 의약품 및 식량 등을 제공해왔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중국의 부상이 국제 규범에 부합하고 글로벌 이슈에 건설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질서가 냉전 시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 속에, 중국이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러시아의 침공을 두둔할 것이 아니라 평화 구축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권위주의 국가들의 도전에 맞서 국제규범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NATO 및 파트너 국가들의 협력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나토 회원국 외에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나토 파트너 국가들의 외교장관도 참석했다. 외교부는 이들 국가들의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별도의 회동을 갖고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번 회동 계기에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한반도 문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양국은 향후에도 빈틈없는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북한 사안과 관련, 정 장관이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나토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하게 지지해온 점을 평가하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이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면서, 한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사회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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