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인 90% "코로나19 종식돼도 인력난 지속·심화"

경기연, 설문 결과…"공공 고용서비스 확대 등 고용구조 전환" 제안

농업경영인 10명 중 9명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영농현장의 인력난이 지속되거나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2월 18일~21일 전국 농업경영인 283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앱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농업인력 부족 문제, 해결이 필요할 때'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농업인력 확보의 어려움 응답 결과.(단위:%)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1%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농업인력 부족이 지속·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농림어업 취업자는 1976년 551만4000명에서 2021년 145만8000명으로 줄어드는 등 만성적인 노동력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이같은 인력 공백을 외국인 근로자로 채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업경영인들은 농업인력 확보가 어려운 요인(중복 응답)으로 농업근로자의 임금 상승(20.2%)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어 고된 노동강도(17.6%), 농가 고령화 및 과소화(13.7%), 농번기 등에 인력수요 급증(12.7%), 감염병 재발생에 따른 외국인 노동자 입국 제한(11.0%) 등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농업경영인들은 코로나19로 인건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1%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건비 상승을 경험했고, 이들의 88.2%가 농가경영에 압박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들은 또 농업노동력 감소가 농가 생산감소를 비롯한 농업경영 어려움(88.7%),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 가중(87.7%), 농촌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소멸(87.6%), 농산업 자생력 감소(86.9%), 다원적 가치 창출 기능 감소(85.5%) 등 다양하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연구원은 농업인력 고용구조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하면서 그 핵심으로 '공공 고용서비스 확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민간(사설) 인력소개소 양성화 및 민간과 지자체 간의 협업시스템인 '경기도형 인력중개시스템'을 구축해 음성적인 인력 고용 방식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 수도권 이점을 살려 인력 고용의 안정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규모 단기 노동 수요를 희망하는 중소농가 지원 △밭농업 기계화율 향상을 통한 노동수요 부담 완화 △농작업 대행을 통한 농작업서비스 체계 활성화 △중장기적인 농업노동력 수급 전망 등을 제안했다.

김용준 경기연 연구위원은 “농가의 고령화·과소화로 농업노동력 부족이 심화하고, 비제도권 중심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구조는 지속가능한 농업인력 정책 수립을 어렵게 한다”며 “지자체의 공공 고용서비스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농업인력 공급 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