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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 욕설 쏟아내던 김여정, 이틀만에 "남한은 주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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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 욕설 쏟아내던 김여정, 이틀만에 "남한은 주적 아냐"

"남조선이 군사 행동 취하지 않으면 공격 대상 되지 않아"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이틀만에 또 담화를 발표해 자신들은 전쟁에 반대한다며 남한이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화에서도 서욱 국방부 장관에 대한 욕설은 포함됐지만, 앞선 담화보다는 다소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여정 부부장은 5일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남조선(남한)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며 "다시 말하여 남조선군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쌍방의 군대가 서로 싸우면 전쟁이나 전투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우리 민족전체가 반세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며 "우리는 명백히 그런 전쟁을 반대한다.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는 그래서 이미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천명하시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누가 우리를 다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단코 그 누구를 먼저 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판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다"라며 "남조선이 군사적 망동질을 하는 경우의 우리의 대응과 그 후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인 동시에 또한 남조선이 핵보유국을 상대로 군사적망상을 삼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핵 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 가당치 않다. 망상이다"라며 "명백히 다시 한 번 밝힌다.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발도 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3일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며 "미친놈", "쓰레기", "대결광" 등 원색적 표현을 사용해 서 장관을 비난했다.

또 그는 "남조선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 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고 해당 담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임을 시사하며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혀 추후 이에 상응한 조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5일 발표한 담화에도 위 담화와 마찬가지로 서 장관에 대한 욕설은 있었지만, 서 장관에 대한 비난이나 경고보다는 자신들이 선제적으로 대결적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서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선제타격을 운운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되게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 서욱의 느닷없는 허세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저들 군대가 그만큼 잘 준비되여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을 수는 있는 자리였다고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이 이틀만에 다소 완화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두고 상황을 일정 부분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남한의 차기 정부와 관계 설정 문제, 남한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북한이 가지게 되는 위협 등 다양한 상황 변수들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담화에 대해 정부는 이전 담화와 기본적으로는 같은 취지의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취지를 보다 자세히 설명한 수준"이라며 다만 "북한이 자신들의 대응을 조건부로 제시하고 '같은 민족'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 장관은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의개편식을 주관하며 훈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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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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