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박정천 군 및 군수담당 당비서가 원색적인 대남 비방 및 위협 담화를 내놓은 것에 대해 정부는 북한에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4일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담화 발표에 대한 정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한반도에 추가적인 긴장을 조성하는 어떠한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지적하면서, 북한이 긴장과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담화 발표 의도를 무엇으로 보냐는 질문에 이 대변인은 "이번 담화와 의도나 배경을 예단하지 않고 제반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을 주관한 자리에서 훈시를 통해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3일 김여정 부부장과 박정천 당 비서가 담화를 통해 서욱 장관에 대해 욕설을 섞으며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이들은 "핵 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운운하고 있다"며 담화 내내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이와 관련 문홍식 부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의 개편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 증대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서 국가 안보와 국민 보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문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정부 교체기에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관리 노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여정 부부장이 해당 담화에서 "남조선(남한)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 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며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남한에 대한 추가적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북한이 남북 간 통신을 차단하는 등의 행동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여정 부부장은 앞서 지난 2020년 6월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 가능성을 언급하는 담화를 발표한 뒤 실제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고 남북 간 통신선을 모두 차단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김정은 위원장이 통신은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현재까지 남북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개시 및 종료 통화를 진행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 담화를 발표한 이후인 4일에도 남북 간 통신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주 대변인은 "남북은 지난해 10월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이후에 현재까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통신 연락 업무의 시작과 종료를 확인하는 통화를 실시해 왔다. 오늘 오전 9시에도 개시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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