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충북도당이 오는 6월1일 열리는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도지사 후보군 확장에 나선 가운데 벌써부터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국민의힘 박경국 예비후보는 30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9일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미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영환 고문을 만나 충북도지사 경선 참여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보도돼 도민과 당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같은 당 이종배(충주), 엄태영(제천·단양),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 예비후보는 “당헌‧당규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도지사 후보 경선은 국민과 당원에 의한 선거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미 다른 도의 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인사에게 충북도지사 선거 당내 경선 참여를 요청한 것은 충북도민은 물론이요, 경기도민에게도 결코 해서는 안 될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충북을 다른 지역 정치인들의 사적 영달을 위한 경유지나 종착역 정도로 여기는 일부 지역 국회의원들의 수준 낮은 행태는 눈앞에 닥친 경선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충북도 지방선거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칠 중대한 해당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세력의 도지사 선거 경선 개입은 누구보다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고 당 승리에 헌신해야 한다는 본분을 망각한 지극히 잘못된 처사이자, 부당한 정치개입”이라며 “부당한 경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박덕흠 의원은 29일 보도자료를 내 “이·엄 의원과 여의도 모처에서 김 특별고문을 만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출마를 위한 경선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고문은 ‘현재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상태로 주변 동지 가족들과 논의해 조만간 공식적으로 견해를 밝히겠다’고 했다. ‘또한 국민의힘 정우택 충북도당 위원장에게도 사전에 이해를 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공개했다.
박 의원은 “김 고문이 고향에 거처를 마련해 농사를 짓고 살겠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지역을 위해 봉사해 줄 것을 권유하는 차원에서 함께 만나 경선 참여를 요청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고문은 새천년민주당 등에서 국회의원 4선(15·16·18·19대)을 지낸 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가 김 고문의 충북도지사 예부후보 당내 경선 참여 요청에 민감해 하는 이유는 당사자의 의지보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발을 벗었다는 점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내 계파 간 싸움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이는 결국 도지사 출마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앞서, 박 예비후보는 나경원·이혜훈 전 의원의 충북도지사 출마설과 관련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내며 “충북도지사 자리는 퇴출 정치인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당 내 국회의원 출신의 경선 참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혜훈 전 의원이 이날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충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나서 당내 주도권 싸움이 격화될 전망이다.
이 예비후보는 “충북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여성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나왔다”며 “1995년 민선 시작 후 충북지사 선거에 여성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을 뿐 아니라, 당선되면 전국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충북과 제천의 딸’로서, 당장은 코로나로 무너진 충북의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앞으로 50년간 충북을 먹여 살릴 충북의 성장엔진을 만들 것”이라며 “충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인 첨단 BT·IT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어서 일머리를 꿰고 있는 경제 도지사를 만나면 만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미국 UCLA 대학교 경제학박사이자 미국의 대표적 두뇌집단인 랜드연구소(RAND) 연구위원으로 일하면서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국회의원 3선의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전 의원은 “국회 의정활동 12년을 국가 예산을 다루는 기재위에서 10년, 지역발전전략을 다루는 국토위에서 2년 일하면서 충북 예산을 최우선으로 챙겨왔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 외에도 대구고검장을 지낸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직속청년위원장을 지낸 신용한 서원대 석좌 교수 등 다른 예비 주자들까지 가세하면 당내 경선을 둘러싼 경쟁이 불꽃을 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