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교인 전북 군산대학교의 교수가 자신의 설립회사를 학교지원 기업에 포함시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같은 회사를 상호만 바꿔 협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프레시안 3월 29일자 보도]
의혹덩어리로 뭉친 군산대 토목공학과 A 교수의 회사는 지난 1999년 9월 18일 설립된 (주)씨엔텍. 중소기업인 이 회사의 업종은 '건물 및 토목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이다.
설립 당시 (주)토목기술컨설팅이란 상호로 출발했던 씨엔텍은 2003년 회사 상호를 (주)토목기술엔지니어링으로 변경한데 이어 2006년 10월 지금의 (주)씨엔텍으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구체적으로는 건축공법 개발 및 컨설팅, 계측 및 토목 관련 서비스, 센서 및 조립그속제품 제조가 주요 사업내용이다. 취급품목으로는 지반조사를 비롯해 건축공법개발, 지반공학설계, 기계설비 엔지니어링, 센서, 유티트, 조립금속제품을 다루고 있다.
A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군산대가 지난 2012년부터 도입한 기업지원 프로그램인 '가족회사' 명단에 버젓이 협약기업으로 포함됐다.
특히 문제의 (주)씨엔텍은 2006년과 2013년 당시 변경한 회사명으로 두 차례나 군산대와 협약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006년 2월 6일 협약한 회사명은 '토목기술엔지니어링'이고, 2013년 6월 협약 회사명은 '씨엔텍'으로 명시돼 있다. 이름만 변경된 동일 회사로 대표자는 모두 A 교수이다. 이른바 탈색 협약을 한 셈이다.
토목기술엔지니어링이었던 (주)씨엔텍은 지난 2007년 6월 군산대의 산학협력 기업부설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산학협력 기업부설연구소 지원사업은 기업부설연구소가 없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학 또는 연구기관이 협력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지원업체로 선정될 경우 매년 운영성과 평가를 통해 연구 소요 경비를 최대 3년 간 2억 원 한도 내에서 지원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A 교수가 설립한 회사에 국비 등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회사는 '일반·우수·중점' 관리기업으로 분류돼 등급별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일반관리기업에는 공용장비 우선지원 및 사용료 할인과 기업애로기술 및 컨설팅 지원, 인적·물류교류지원, 기타 산학협력에 필요한 사항이 지원된다.
우수관리기업에는 산학연계 연구과제 우선지원을 비롯해 기술이전, 지자체 등의 산학협력사업 우선참여 지원 등이다.
중점관리기업에 대한 지원으로는 시제품 제작 지원에서부터 산학협력협의회 우선참여, 일사일교수 우선 매칭, 기술지도 및 자문 등이 혜택사항이다.
사적 이해관계 신고 등 직무 관련 영리행위 등 금지와 직무 수행 시 지연·혈연·학연·종교 등을 이유로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거나 특정인을 차별하면 안된다는 점 등 '교직원행동강령'이 A 교수에게는 이제껏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세운 회사가 현재는 부인이 대표이사직으로 등재돼 있는 주식회사를 놓고 A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학내 실험실 벤처기업이다. 정부에서 대학교 실험실 창업으로 합법적인 기업이다"면서 개인 회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지난 2006년과 2013년에 학교와 협약까지 체결한 (주)씨엔텍의 가족회사 포함여부에 대해서는 "안돼 있을 것이다. 확인해봐야 알겠다"라는 등 모르쇠 또는 말바꾸기로 일관했다.
한편 현재 군산대 산학협력단장인 A 교수는 기획처장과 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치는 등 각종 사업과 연구에 영향력을 끼쳐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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