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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주 군 공항 이전은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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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주 군 공항 이전은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前 무안군 기획실장 김현

공무원 퇴직 후 가끔씩 광주에 거주하는 지인들과 자리를 하게 되면 무안군에서 평생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지역의 핫한 이슈인 군 공항 이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온다. 무안군은 민간공항처럼 좋은 것만 받고 안 좋은 것은 안 받으려고 하느냐? 군 공항 이전은 국방력 강화를 위한 사업인데 무안 군민들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이와 같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무안 군민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진짜 우리가 이렇게 비난 받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광주라는 광역 자치단체보다 작은 기초자치단체인 무안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힘의 논리에 밀려 이런 억울한 말을 듣고 있어 몇 가지 사실들을 나열해본다.

▲前 무안군 기획실장 김현  ⓒ무안군

광주 군 공항은 1964년 지금의 광산구 도호동 ․ 신촌동 일원에 터를 잡고 건설된 지가 58년이 되었다. 현재 군 공항 자리는 지금과 다르게 도심 외곽 변두리에 자리했다. 전투기 소음 피해도 거의 없었다. 상무대가 옮겨가면서 현 상무지구가 광주 최대 도심으로 변화하고 인근으로 도심이 확장되면서 소음피해가 생겨났다.

지금의 소음피해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기에 도시개발에 있어 소음피해 예상 지역의 밖으로 도심을 개발하고 주거 대책도 있어야 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시민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도심이 확장되면서 소음과 재산권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들이 급증했다.

민원 해결을 위해 군 공항이 있는 대구·수원·광주 국회의원들이 모여 의원입법으로 제정한 법이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이해 당사자들이었던 그들이 만든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어디에도 국방력 강화라는 문구는 없다.

그들이 군 공항 이전의 책임의 주체라고 그토록 애타게 찾는 국방부는 이 법은 군 공항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와 도시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정되었고 국방력 강화는 당초 입법취지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회계가 아닌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사업추진 방식이 결정됐다고 군 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 법률안 검토 보고서에도 명시되어 있다.

군 공항 이전의 이유가 국방력 강화가 아니라면, 군 공항 이전으로 인한 수혜자가 누구인지 알면 이전의 목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시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군 공항 이전으로 고도제한이 풀리면 군 공항 일대 주거․상업․공업 지역 약 38㎢가 높이 제한없이 개발이 가능해지고 군 공항 부지를 포함해 이 일대 49㎢ 지역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 내용을 광주시에 적용해보면, 49㎢의 면적이면 광주시 총 면적 501.1㎢ 의 약 10% 이며, 광주시 서구 면적보다 넓고 상무지구 총 개발면적의 15배에 해당한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가히 역대급 지역 발전의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며, 가장 큰 혜택은 광주시가 받게 될 것이다.

이에 광주시는 20대 대통령선거에 정치권과 손을 잡고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정부주도로 추진될 수 있도록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전력을 다하였다.

하지만 광주시가 추진하든지, 정부가 직접 추진하든지 간에 이전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후보지를 정하고 추진하는 지금의 방식이 맞는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 지자체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광주․전남 상생을 주장하는 광주시는 왜 이토록 당당하고, 군 공항 이전으로 피해를 입어야 하는 이전 지역 주민들이 오히려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이와 같은 논란을 피하려면 광주시는 국방력 강화라는 허울 좋은 말 뒤에 숨지 말고 군 공항 이전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인정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我田引水라는 말이 생각난다. 가뭄으로 모든 논에 물이 말랐는데, 나의 이익만 앞세워 내 논에만 물을 대는 사람처럼 광주시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군 공항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약육강식의 태도란 말인가? 적어도 광주시가 싫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광주시 안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하고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다른 지자체에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의 일방적인 강요를 자제해야 한다.

대구처럼 군 공항을 원하는 지자체로 이전할 수 있도록 공모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진정한 해법이 될 것이다.

무안군민들은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조건으로 하는 광주 민간 공항의 무안공항으로 통합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

오로지 아름다운 무안, 내 고향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前 무안군 기획실장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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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준

광주전남취재본부 송명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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