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 한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이 자신의 첫 공약으로 ‘공중화장실 문화 개선’을 발표했다.
염 예비후보는 24일 수원시 화장실문화전시관 해우재에서 열린 ‘소·중·한(소소하지만 중요한) 공약’ 발표회를 통해 "화장실 문화 개선 운동을 공약 1호로 하게 된 것은 소소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공중화장실 문화 개선은 여성안심 공약과 아동권리보장 공약 및 장애인권리보장 공약의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 나라 국민의 수준을 보려면 그 나라의 공중화장실을 가보라라는 말이 있다"며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생리적 욕구를 해소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문화의 공간으로 사용된다는 뜻으로, 화장실 수준은 우리 사회의 시민 의식과 공동체 의식의 바로미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사회 문화의 척도가 되는 공중화장실은 우범시설이나 기피시설로 방치되서는 안된다"며 "화장실을 쾌적한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지방정부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여성화장실의 변기 비율 확대 △범죄 위험이 없는 안심화장실 확대 △기저귀 교체대와 수유실 및 파우더룸 등 편의시설을 갖춘 화장실의 프리미엄화 △장애인이 쉽고 안전하게 이용하는 화장실 △전통시장 내 화장실 개선으로 이용 불편 해소 △청소·관리 영역의 확대를 통한 공공형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최근 5년간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한 범죄가 2.3배 가량 증가했고, 그 중 54% 가량이 불법촬영 등 성범죄인 점을 언급하며 안심할 수 있는 여성 화장실 구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동시에 공중화장실 설치 기준에 따라 ‘여성 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 화장실에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설치’해야 하는 점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 시설에는 공중화장실에 여성화장실의 대변 기수가 남성 화장실 대소변 기수의 1.5배 이상이 되도록 설치해야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향후 도내에 설치될 모든 공중화장실에 이 같은 규정을 반드시 적용시킬 것을 약속했다.
염 예비후보는 "여성이 화장실 이용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남녀 화장실의 숫자가 같은 것이 평등이 아니라, 여성화장실 숫자가 좀 더 많아야 비로소 평등해진다"며 "또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여성은 몰래카메라, 혹은 치한을 걱정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이 안심하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높은 관심과 많은 요구가 나오고 있는 ‘성중립 화장실’의 설치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성중립 화장실은 전 세계적으로 회자가 되고 또 일부 도입되는 곳도 있지만, 문제는 여성들이 화장실의 안전에 대해 굉장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용성이 제일 큰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성중립 화장실의 경우, 시범적 운영은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여성의 수용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안전시설들이 보다 많이 강화되고, 또 여성들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끼면서 우리의 화장실 문화를 성중립 화장실로 업그레이드 시키자 하는 의견이 공론화되면 보다 심층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염 예비후보는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지저분하면 지저분한 대로 잠시 참으면 그만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반영되는 공중화장실을 만들고자 한다"라며 "쾌적한 화장실은 개인 위생과 우리의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염 예비후보는 1996년 ‘수원화장실문화협의체’를 구성한 뒤 시민환경운동가로서 심재덕 전 수원시장과 함께 화장실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을 펼쳤다.
수원시장 재임 중에도 심 전 시장의 뒤를 이은 활동을 통해 현재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염 예비후보는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화장실 개혁운동을 세계로 널리 전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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