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신인 마리우폴에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점차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 등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도시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마리우폴은 흑해와 지중해를 오가는 무역선이 드나드는 항구를 가지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린반도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3주째 이 도시를 포위하고 집중 포격을 해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유럽에서 가장 큰 야금 공장 중 하나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차지하기 위해 이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전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제철소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본격 시가전 진행되며 민간인 희생 속출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탱크와 포격, 모든 종류의 무기가 날아들고 있다”며 “우리 군대는 마리우폴에서 위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가 우리보다 크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점령하게 된다면 러시아의 침략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대도시를 점령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을 러시아가 장악할 경우 크림반도에서 동부 친러 분리주의 지역까지 회랑이 완성돼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완전히 차지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시가전이 진행되면서 민간인 희생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현지 당국자들은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리우폴 극장 건물 잔해에 갇힌 민간인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폭격 당시 극장에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대피해 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습 후 이곳에서 130여 명을 구조했다고 밝혔지만, 붕괴한 극장 건물 내부에는 아직 1300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유엔 인권사무소는 현지시간으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월 24일 오전 4시부터 3월 19일 0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이 847명이며, 이 가운데는 어린이 64명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는 지역에선 정보 접수와 확인이 지연되고 있기에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 "만나자", 러시아 "아직"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속해서 평화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결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협상 결과를 놓고도 양국은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정부가 벌이고 있는 4차 평화협상에 대한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포기 문제에 대해선 상당 정도 입장차를 좁혔다며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기존 요구사항을 반복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간 대화도 마찬가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화를 촉구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아직 대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