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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경기교육…차기 교육감 '이념'따라 명운 좌우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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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경기교육…차기 교육감 '이념'따라 명운 좌우 (下)

보수측 "혁신학교 정책 등 공교육 피폐화"…진보측 "입시 위주 서열화 교육 회귀 막아야"

<上편에서 이어>

▲경기도교육청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 경기교육, 지금의 ‘교육 철학’ 지켜질까

경기교육의 위기는 비단 교육을 바라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구시대적인 시각 때문만은 아니다.

오는 6월 ‘제18대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군 가운데 보수진영 후보들의 교육관 역시 윤 당선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탓이다.

현재 보수진영에서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한 강관희 출마예정자(전 경기도교육위원)는 지난 2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진보 정부와 진보 교육감 등 진보 진영에 의해 무너지는 경기교육을 보면서 더 이상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다"며 "경기교육은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이후 이재정 현 경기도교육감과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의 ‘국가교육위원회’로 인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강관희 전 경기도교육위원. ⓒ프레시안(전승표)

그는 "혁신교육은 수월성 교육의 퇴보와 인성교육 및 충효교육 부재를 비롯해 기초학력 부재 등 과거의 훌륭한 교육을 본받지도 못했고 새로운 교육을 창조하지도 못했다"며 "특히 혁신학교 정책 사업과 함께 경기교육에 혼란만 야기했을 뿐, 그동안 교육계에 긍정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원하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제도로 악용될 수 있다"며 전면도입 시기의 조정 등 재검토 계획을 밝혔으며,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보편적 무상급식으로 인해 학교 현장이 밥을 위한, 밥을 위해 다니는 급식시장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를 추진 중인 보수성향 시민단체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추대위) 역시 그동안의 경기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년의 경기교육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 ⓒ프레시안(전승표)

추대위는 "2009년 김상곤 교육감을 계기로 무너지기 시작한 경기교육은 오늘까지 13년 동안 더 이상 공교육이라 할 수 없을 만큼 피폐해졌다"며 "학생인권조례의 시행으로 교육현장에서 학생지도와 선생님에 대한 존경이 사라진데다 혁신학교 정책 등은 특정 교원단체 출신이 독식 중으로, 경기교육의 공정한 교육과 미래교육을 위해 공교육의 정상화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전 교육감과 이재정 교육감 등 그동안의 좌파 교육감들은 ‘혁신교육’을 통해 혁신학교를 제외한 일반 학교에는 국민들의 혈세인 교육재정 등 행·재정적 지원을 배제해 교육환경을 황폐화시키는 동시에 학력저하 문제를 야기했고, 학생인권만을 강조해 교육의 본래적 기능을 약화시키며 교실을 붕괴시켰다"고 강조했다

아직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출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임태희 전 한경대학교 총장(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도 위협적이다.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 ⓒ프레시안DB

이명박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임 전 총장은 최근 <경인일보>를 통해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경기교육의 위협적인 이유는 최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총괄상황본부장과 선대본 상임고문을 맡았던 자타공인 ‘윤석열파’ 인물로,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될 경우 윤 당선인의 교육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정책들을 경기도에서 펼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임 전 총장은 "현재 교육의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는 앞서 가는데 교육 현장은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 철학 자체가 일치하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처럼 보수진영은 지금까지 경기교육이 펼쳐온 교육정책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를 주도해 온 경기교육이 그 가치와 방향성을 잃지 않고, 지속적인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 후보의 단일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요구가 경기교육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패배한데다 경기교육 자체가 보수진영의 거센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난립할 경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 교육감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정 교육감이 3선 도전을 포기할 경우 무주공산이 된 선거판에서 진보성향 후보들끼리 서로를 견제하면서 스스로 보수진영에 교육감직을 헌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반면, 이 교육감이 3선 도전에 나설 경우에도 2018년처럼 진보성향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걱정도 잇따르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교육에는 정답이 없는 만큼, 지금까지의 경기교육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최소한 과거의 잘못된 교육정책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교육으로 나아가고, 어린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와 이를 이뤄낼 수 있는 환경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혁신교육의 시행 이전에는 부모와 자녀의 학창시절 및 교육환경의 차이가 거의 없었던 반면, 지금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적어도 과거의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서열화 교육으로 회귀하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하기에 진보진영의 단일화는 필수"라고도 했다.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송주명 경기도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왼쪽부터). ⓒ프레시안DB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를 계획 중인 진보진영 출마예정자 가운데 일부가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경선에 참여의사를 밝힌 출마예정자는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가톨릭대 교수), 송주명 경기도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한신대 교수) 및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 등 총 4명이다.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본부 상임대표와 최창의 경기미래교육연구소 이사장 등 2명은 최근 교육감 선거 출마 포기를 선언했으며, 박효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민주노총 단일화 경선 참여만 준비 중이다.

이한복 전 경기도교육청 정책기획관도 준비모임에 불참했다.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위한 준비모임’에 참여한 출마예정자들은 지난달부터 모두 3차례의 만남을 통해 ‘6·1 지방선거’에 출마할 단일후보를 정하기 위한 경선 방식을 논의 중이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선거는 경기교육의 혁신과 성장 및 교육자치의 완성이라는 시대적 소명 위에 있지만,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성적으로 줄 세우는 퇴행적인 경쟁교육 정책들이 다시 살아나는 현실을 보며 아이들이 무한경쟁의 비인간화 교육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또 정치인들의 출마 예정 소식에 ‘교육조차 마치 대통령 선거의 정치적 전리품처럼 취급되는 것 아닌가’라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한 경선, 상호 존중과 협력을 약속하며 민주진보 교육감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될 것을 약속한다"며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민주진보 후보의 선거 승리와 경기 혁신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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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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