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이달 말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해도 안전하겠느냐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한편에서 제기된다. 당국은 어린이 접종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며 접종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접종 시기가 다소 늦은 점은 인정했다.
이날 정부는 이달 24일부터 5~11세 어린이의 코로나19 백신 기초 접종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31일부터 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차와 2차 백신 접종간격은 기존 3~4주에서 8주로 조정됐다.
아울러 기존에 접종을 완료한 12~17세 청소년의 3차 접종도 결정했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어린이부터 2010년생 중 생일이 오지 않은 어린이 307만여 명이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어린이 접종에는 미국 화이자가 별도 제작한 백신이 사용된다. 성인용 백신에 비해 유효성분 용량이 3분의 1 수준이다. 어린이용 백신 초도 물량 30만 회분은 이날 중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국내 오미크론 유행 군집 중 "가장 발생률이 높은 연령이 소아"라며 "백신접종을 맞지 않은 연령군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음을 의미하고, 따라서 (어린이) 백신 접종으로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접종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배포한 자료를 보면, 지난 12일 0시까지 국내 코로나19 감염률을 분석한 결과 5~11세의 인구 10만 명당 누적 발생률은 2만 2162명으로 청장년층(18~59세)의 1.8배에 달했다.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감염력에 큰 차이가 확인됐다. 다만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지난 2년여 간 5~11세 어린이 감염자 총 70만 4853명 중 위중증 환자는 20명으로 나타나 중증화율은 0.005%로 낮았다. 사망자는 4명이 발생해 치명률은 0.001%로 나타났다.
이는 18~59세 중증화율 0.233%, 치명률 0.03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즉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어린이 사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나 위중증 전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당국은 어린이 접종 필요성은 강조했으나 메시지 강도는 상대적으로 성인층 접종 계획을 발표할 때에 비해 약했다.
최 위원장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5~11세에 사용하는 화이자 백신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이 정확히 검토됐으므로 그런 부분에 관한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이라며 "다만 백신 접종 효과가 백퍼센트는 아니고 고위험군에 비해서 (어린이 접종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낮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판단하시는 것도 타당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자녀의 면역력을) 자연 감염(으로 획득)하겠다고 결정하시는 부모님도 있을 것 같다"며 "그런 경우 백신 (접종)을 안 하실 수 있겠으나, 백신 접종을 통해서 감염을 예방할 여지는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방접종당국은 어린이 접종 결정 시기는 다소 늦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금주 중 오미크론 변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이달 말부터 어린이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접종이 완료되는 때는 이미 정점으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난 6월 초 무렵이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직까지 오미크론 유행이 진행 중이고, 정점이 지나더라도 상당 기간 동안 유행이 지속될 수 있"다며 "조금은 늦었을 수 있지만 (어린이) 접종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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