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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유니클로·스타벅스도…글로벌 기업 러시아 '엑소더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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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유니클로·스타벅스도…글로벌 기업 러시아 '엑소더스' 이유는?

버티던 유니클로도 사업 중단 선언…전문가 "소비자들, 기업에 사회적 역할 기대하는 경향 커져"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사업 유지 방침을 밝혔던 유니클로가 며칠 만에 사업 중단을 선언하는 등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을 대준다며 불매를 선언하는 소비자 압력에 직면한 데다 기업에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패스트패션 기업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10일(현지시간)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IR) 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재해 유니클로가 러시아에서 사업 운영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에서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면서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우리는 인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평화로운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침략을 규탄한다"고 했다. 8일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링일 최고경영자(CEO)가 "옷은 필수품이다. 러시아 국민들도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며 러시아 사업 영위를 선언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유니클로는 앞서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 자라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 가운데 사업을 지속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유니클로는 러시아에 50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유럽 내 단일 국가에 보유한 매장 수 중 가장 많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그룹과 JP모건체이스앤코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대형 은행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 사례"라며 "다른 경쟁자들도 이를 따르도록 하는 압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스타벅스 등 식품 기업, 포드 등 자동차 기업, 애플과 아마존·넷플릭스 등 IT 기업, BP·엑손 등 에너지 기업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사업을 중단 및 축소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들이 잇달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다. 소비재 기업들의 경우 불매 운동에 부딪힌 뒤 러시아 사업 중단 방침을 밝힌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SNS)에 러시아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맥도날드·코카콜라·펩시 등 소비재 기업들을 향해 불매(#Boycott) 해시태그를 퍼뜨리며 비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보이콧맥도날드(#BoycottMcDonalds)' 해시태그를 게시글에 붙이며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그들이 지불하는 법인세 및 판매세를 통해 직접적으로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러시아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사업 중단에 부담이 적은 경우도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대니얼 마틴스는 금융전문매체 <스트리트(The Street)>에 "애플의 러시아 매출 비중은 총 매출 중 1% 미만"인 데 비해 정치적 압력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에 대한 스마트폰 수출 금지를 논의해 왔고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 장관은 애플에 직접 러시아 매장을 닫아 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금융기관의 경우 경제 제재 때문에 당분간 러시아 내 영업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로이터>는 골드만삭스 등의 러시아 사업 중단에 대해 "국제적 제재 때문에 서방의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서 운영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소비자들이 기업이 더 이상 이윤 추구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원하지 않고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하는 추세라는 점도 지적된다. 더글라스 슐러 라이스대 존스경영대학원 비즈니스·공공정책 교수와 로라 마리 에딩거-숀스 맨하임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교수는 연구 전문 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300개 이상의 기업이 매장 폐쇄 등 러시아에서의 사업 중단 및 축소를 발표한 것을 두고 "기업이 논쟁적인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해 점점 더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최근의 추세와 일치한다"고 기고했다.

이들은 <컨버세이션> 기고에서 2020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 수백 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다양성과 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기고에서 "소비자들이 이제 기업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내세우는 가치를 실제로 실천하기를 기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 사업을 철수하는 것만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 하는 것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기업들도 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경우 2010년 '아랍의 봄' 혁명 때를 비롯해 권력으로부터 탄압 받는 일반 시민들과 운동가들이 상황을 외부로 전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일 페이스북의 러시아 내 서비스를 차단하기도 했다.

반면 소셜미디어는 허위 정보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매개가 되기도 했다. 유엔(UN)은 2018년 미얀마 군부가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에 페이스북을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를 확산시키는 선전 도구로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거듭된 비난에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혐오 표현 등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해서도 정보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 허위 정보가 덜 퍼지게 하고 반전 관련한 정보는 허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10일 페이스북이 혐오 발언에 대한 정책을 일부 변경해 일부 국가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 군인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폭력적인 발언은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맥도날드 매장 앞에 한 시민이 서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8일 러시아 매장 일시 운영 중단 방침을 밝혔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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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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