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달장애 자녀의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추모제를 열고, 재발 방지 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가진 부모들로 구성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경기장애인부모연대,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8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일 하루 만에 두 명의 발달장애인이 부모에 의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한 명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8살의 어린이었고, 다른 한 명은 20대 발달장애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년 수없이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이지만, 단 하루만에 두 명의 발달장애인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 분노를 넘어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의 책임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하는 우리사회의 지원체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지금 가족에게만 전가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의 책임을 이제는 국가와 지역사회가 나눠 가지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해 더 이상 가족에 의한 살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허혜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부회장은 "죽임을 당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그 어떠한 죽임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는 없다"며 "다만 내가 내 아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이 힘든 세상을 사는 것보다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없다. 더 이상 가족에 대한 무게로 인해 가족을 살해하는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희량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시흥지회장도 "어떻게 우리 지역에서 이런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을까 생각했고, 언제까지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지 정말 화가 났다"며 "내가 낳은 아이니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왜 이렇게만 살아가야 하는지 정말 묻고 싶다"고 고개를 떨궜다.
앞서 지난 2일 각각 수원과 시흥에서는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40대 여성이 자신의 8살짜리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시흥에서는 50대 여성이 20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자수해 각각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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