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주년 3.1절] '2022년 3월 독립운동가'선정 호남 최초 만세운동 주역은

이두열·고석주·김수남·윌리엄 린튼 선생

ⓒ국가보훈처

'2022년 3월의 독립운동가'로 호남 최초 만세운동인 전북 군산 3·5만세운동의 주역들이 선정됐다.

1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두열·고석주·김수남·윌리엄 린튼 선생이 3월의 독립운동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독립운동가들이 앞장선 군산 3·5만세운동은 호남지역 최초의 만세운동으로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인원만 3만 7000여 명에 달했고, 사망 및 부상자 등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군산 3·5만세운동 이후 전북 곳곳에서는 총 28회에 걸쳐 만세운동이 일어나게 됐다.

3.1운동 소식을 들은 영명학교 교사 이두열 선생과 구암교회 부속여학교 교사 고석주 선생은 호남지역 최초로 독립만세운동을 계획했지만, 만세운동이 이루어진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거사일을 3월 6일 장날로 잡고 학생들과 함께 영명학교에서 비밀리에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는 등 만세운동 준비를 끝낼 무렵, 일본 경찰의 급습으로 두 분의 선생과 학생들이 체포돼 연행되면서 거사가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학생간부 등은 3월 6일로 예정돼 있던 만세운동을 하루 앞당겨 3월 5일로 결정했다. 학생과 예수병원 사무원, 교회 신자들은 함께 남은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뿌리며 만세를 외쳤고, 거리에 있던 많은 인파가 이 대열에 합세해 체포된 교사와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군산경찰서까지 행진했다.

이두열 선생은 보안법과 출판법 위반죄로 징역 3년을, 고석주 선생도 같은 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다. 

당시 노동일에 종사하던 김수남 선생은 동료 이남률 등과 함께 일제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독립운동에 방해가 되는 친일교육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 독립운동에 방해만 되는 친일학교인 군산공립보통학교를 불태워 버리기로 결심한 뒤 이남률과 3월 23일 밤 11시에 학교에 들어가 건물 동남쪽 출입구에서 불을 붙여 학교 건물 1개 동을 태워버렸다.

친일교육의 상징이던 군산공립보통학교를 불태워 조국독립의 열망을 표현했던 선생은 방화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영명학교에서 교육선교를 시작했던 윌리엄 린튼 선생은 1912년 22살의 최연소 나이에 선교사로 한국에 왔고, 1917년 전임 선교사가 한국을 떠나면서 선생은 영명학교 교장으로 임명됐다. 선생은 군산 3·5만세운동 당시 교사들과 학생들의 준비를 묵인하고 은밀히 지원도 했다.

선생은 미국에서 안식년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전주 신흥학교 교장으로 재직했지만,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신흥학교가 폐교된데 이어 선생도 1940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됐다.

한편 정부에서는 선생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이두열 선생과 고석주 선생에게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김수남 선생에게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그리고 윌리엄 린튼 선생에게는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