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에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메시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정부는 계속해서 한국의 오미크론 대응 상황은 아직 안정적이라는 입장을 이어갔다.
2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2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재원 중환자 수는 9.36명이고 누적 사망자 수는 148명이라며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였거나 정점 이후 감소 추세인 국가 중에서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질병청이 배포한 자료를 보면, 22일 기준 미국의 인구 100만 명당 재원 중환자 수는 31.4명에 달했다. 이스라엘 31.3명, 독일 28.6명, 캐나다 18.9명, 일본 16.2명(16일 기준), 영국 4.6명이었다. 영국을 제외하면 모든 나라의 중환자 지표는 한국보다 나빴다.
인구 100만 명당 누적 사망자 수에서도 미국이 2821명, 영국 2360명, 독일 1453명, 이스라엘 1080명, 캐나다 949명, 일본 177명으로 모두 한국보다 타격이 컸다.
이는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 명대로 치솟아 독일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감염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22일 확진자 수는 17만1448명으로 독일(22만1478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서 확진자 이동 추계를 확인하기 위해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를 7일 이동평균선으로 확인하면 22일 기준 한국의 확진자 수는 인구 100만 명당 2162명으로 독일(2272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충북 청주 질병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지적에 관해 "다른 나라는 이미 유행이 어느 정도 지속되고 나서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지금 유행이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인구 규모가 다른 국가에서 그 절대 숫자를 그대로 비교하는 것보다는 인구 100만 명당 통계치로 비교를 하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특히 100만 명당 중환자 수와 사망자 지표에서 한국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피해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강조하며 " 오미크론이 워낙에 전파력이 높고 그 확진자 수가 많이 발생하는데, 방역에 있어서의 위험도를 결국에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수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이 같은 점을 근거로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위중증·사망 규모는 관리 가능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다만 방대본은 현재 감염 확산은 매우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단장은 "현재 유행 상황은 저희가 예측했던 범위 내에서 최고 수준의 유행 확산 상황"이고 "아직 정점이 도래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당초 방대본은 다음달 중 하루 최대 27만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정부 메시지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방역 긴장을 놓을 때가 아니"라는 의료계 우려가 꾸준히 나오는 중에 그에 반박하는 모양새로 정부의 주장도 되풀이되는 형국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확진자가 나와 사회 필수 시설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고 이미 "17만명되는 시점에서 요양원·요양병원들의 집단발병이 위험수준을 이미 넘어서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60대 이하 연령군에서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하면 사실상 오미크론 위험은 계절독감 수준이라는 정부 발표를 두고도 "계절독감도 그렇게 만만한 병은 아니고, 1년에 3천명 이상 사망하는 병"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 자체가 추후 다른 큰 유행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건 맞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거쳐야 되는 고통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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