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폐지, 젠더 평등 등 인권단체가 질의한 '7대 인권 의제'에 20대 대선 후보들이 답변을 보내왔다. 후보 간의 입장 차이는 사형제 폐지를 두고 가장 확연히 드러났다. 반면 북한 인권 증진 관련 사안에 대해선 답변한 모든 후보가 동일한 의사를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3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월 7일 원내정당 대통령 후보자 4인에게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7대 인권 의제에 대한 입장과 추진 의사를 물었다"며 해당 질의에 대한 각 후보들의 답변을 공개했다.
질의 항목은 △성소수자(LGBTI) 권리 △젠더 평등 △기후정의 △북한 인권 △평화적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형제 등 7개 의제로 구성됐다. 질의를 전달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안 후보는 일정상의 이유로 답변 불가의사를 전했다.
세 후보 간의 입장 차이가 가장 확연히 드러난 사안은 사형제였다. 사형제의 법적 폐지 및 이를 위한 국제 규약 비준 의사를 묻는 질문에서, 심 후보는 추진을 약속했지만 윤 후보는 "완전한 사형제 폐지는 사회의 성숙한 합의가 필요하다"며 추진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의 경우 "충분한 제도를 보완한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일부 추진 의사를 전했다.
반면 북한 인권 관련 사안에 대해선 세 후보가 모두 같은 입장을 보였다. 후보들은 '북한 인권을 외교활동의 핵심 의제로 전환', '북한 주민 강제 송환 금지를 위한 법률 개정',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북한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북한인권과 관련한 세 가지 세부 사안에 대해 모두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날 공개된 답변에서 후보들은 '비동의 강간죄',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 등 사회적으로 첨예한 논란을 빚은 사안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두 사안에 대해선 심 후보만이 모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선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동의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일부 추진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는 별다른 상세 의견 없이 일부 추진 의사만을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이번 질의는 추진, 일부 추진, 추진 불가 의사를 묻는 객관식 질문으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 후보들이 별도의 상세 의견 없이 '일부 추진' 답변으로 일관한 경우 유권자의 입장에선 답변을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차기 대통령은 입장 표명을 넘어 모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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