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통합정부론을 매개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한 구애를 본격화했다. 보수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자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쳐 중도보수 표심을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2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안 후보에 대해 "내가 한때 대표로 모시던 분이시기 때문에 나름대로 존경하는 분이고, 그분이 가진 새정치의 꿈이라는 게 있지 않냐"며 "정치 개편, 정권교체를 넘어선 정치 교체, 시대 교체 이런 건 내가 평소에 말하던 것과 일치하는 면들이 있다"고 호의를 보였다.
그는 "국민들이 합리적인 제3의 선택을 가능하게 해야 양당 독재, 적폐적 공생이라는 게 없어진다. 그게 진짜 정치 발전이다는 (안 후보의) 말은 나도 평소에 드리던 말"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특히 "현실적 문제를 더한다면 우리는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 개혁은 합의가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후보에 대해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협력 가능한 모든 진영이 함께하자는 입장이니까 거기(안 후보)만 빠질 이유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거기에만 대놓고 소위 말하는 단일화 제안을 했다고 해석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고 했다.
안 후보와 단일화 단계까지 진척되지는 않더라도 통합정부 파트너로 연대할 수 있다는 관계설정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토지이익배당(국토보유세)을 놓고 논쟁을 벌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해선 "증세가 정의라는 좌파적 관념"이라며 거리를 벌렸다.
그러면서 "(심 후보가) 민주당에는 지나치게 과하고 심하고, 국민의힘에는 지나치게 관대하더라"며 "좀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심 후보가 제안한 '살찐 고양이법(법정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국회의원 임금 5배, 공공부문 10배, 민간기업 30배로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삼성 몰락법", "시진핑 미소법"이라며 날을 세웠다.
심 후보를 겨냥한 이 후보의 잇따른 비판은 진보정당 후보와 대결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진보 이미지를 상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뒤처진 결과가 나온 데 대해선 "바닥 민심하고 조사 결과들이 워낙 들쭉날쭉해서 좀 납득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론조사 결과도 양측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또 정권교체론이 정권유지론을 줄곧 앞선 데 대해서도 "정권 교체냐 정권 유지냐,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 변화를 바라게 돼 있다"며 "더 나쁜 정권 교체를 원하느냐 진짜 정치 교체를 원하느냐, 이렇게 물어보면 정치 교체를 원한다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재선에 나오면 그 말이 맞는다. 그런데 나는 이재명이지 않나"며 "정책도 일부 다르고 승계할 건 승계하지만 다른 것도 많고 추가할 것도 많아 다르다. 이 점들을 일부러 무시하는 프레임"이라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선 "아내가 법인카드를 썼다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법인카드 사용의 절차상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 아내가 공직자를 사적인 일에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그건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내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그렇게 하는 것은 좀 과하기는 하지만, 그런 논란을 야기한 것조차도 내 불찰이고 관리 부실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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