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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악화" 호주 최대 규모 석탄발전소 스스로 조기 폐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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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악화" 호주 최대 규모 석탄발전소 스스로 조기 폐쇄 결정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저렴해져…에러링 발전소 2025년 폐쇄키로

호주 최대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2025년 폐쇄한다. 기존 계획보다 7년 앞당겨진 조기 폐쇄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6일(현지 시각) 발전기업 오리진 에너지(이하 오리진)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맥쿼리 호수 연안에 있는 에러링(Eraring) 발전소를 2025년 폐쇄하겠다고 호주 전력시장 운영기관(AEMO)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에러링 발전소는 2,880메가와트(MW) 규모의 석탄발전소다. 호주 최대 규모다. 국내에 건설 중인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2,080MW)와 삼척블루파워화력발전소(2,050MW)보다 큰 규모다.

오리진은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깨끗하고 저렴한 비용의 발전원으로 인해 화력발전소는 지속 불가능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폐쇄 이유를 밝혔다. 발전사 스스로 화력발전소 경제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며 조기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오리진 CEO 프랭크 칼라브리아는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해 "현재 전력시장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며 "전통적인 기저발전에는 적합하지 않게 변하고 있는 국가 전력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 밝혔다.

▲호주 에러링 발전소는 기존 계획보다 7년 앞당긴 2025년에 조기 폐쇄된다. 발전소 소유주 오리진 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깨끗하고 저렴한 비용의 발전원으로 인해 화력발전소는 지속 불가능한 압박을 받고 있다"라며 폐쇄 이유를 밝혔다. ⓒwikimedia

호주 내 다른 발전기업들도 석탄발전소 폐쇄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가디언> 보도를 보면 호주 최대 전력회사인 AGL 또한 뉴사우스웨일스주 내 베이스워터 발전소 폐쇄 시기를 기존 2035년에서 2033년으로, 빅토리아주 내 로이양A 발전소 폐쇄 시기를 기존 2048년에서 2045년으로 각각 앞당겼다. 두 발전소는 각각 2,640MW, 2,210MW 용량의 대형 화력발전소들이다.

호주 석탄발전소 폐쇄 결정은 전력망 내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에서 비롯했다. <가디언>은 "신재생에너지가 작년 전력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가 넘었고, 2030년까지 최소 69%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 발표를 촉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호주 전력시장 운영기관(AEMO)이 작년에 발표한 '전력체계 계획' 초안에 따르면 호주 내 석탄발전소의 폐쇄 시기는 예상보다 3배 빨라지고, 대규모 풍력, 태양광 규모는 9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체 에너지는?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와

뉴사우스웨일스주, 호주 연방 정부 에너지 장관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 재무부-에너지 장관인 매트 킨은 "오리진의 결정에 실망했다"라며 "대체 전력이 없으면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폐쇄로 인한 전력망 손실을 막기 위해 700MW/1400메가와트시(MWh) 용량의 '남반구 최대 규모의 배터리'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연방정부 에너지-배출감축 장관인 앵거스 테일러도 <가디언>에 "갑작스럽게 앞당겨진 폐쇄는 전력망과 전기 가격에 영향을 준다"라며 "발전소 내 400명의 노동자와 맥쿼리 호수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호주 모리슨 정부의 주장은 명확하다"라며 "수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석탄, 가스, 양수력 발전과 풍력과 태양광 같은 간헐적 발전 형태의 에너지원은 균형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빅토리아 에너지 정책 센터 브루스 마운틴 이사는 <가디언>을 통해 "조기 석탄 발전소 폐쇄는 주 정부에 보내는 실질적 변화 요청"이라며 "옥상 태양열, 가정용 전기 저장용 배터리, 대규모 재생에너지 송전 시설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이사는 에러링 발전소 폐쇄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4,400MW 규모 풍력 발전과 6,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오리진 CEO 프랭크 칼라브리아 또한 "조기폐쇄는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신재생 전력 로드맵'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700MW 용량의 배터리 설치와 2,800억 원(2억4000만 달러)이 넘는 규모의 복구 및 재활성화 비용을 화력발전소 터에 투자할 것"이라 밝혔다. 뉴스사우스웨일스주는 신재생 로드맵을 통해 12GW의 청정에너지원과 2GW의 베터리 저장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오리진 측은 또한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로 인한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동자와 지역주민들과 협의하고, 폐쇄 과정 동안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는 전력거래소 기준 2월 현재 57기다. 정부는 2034년까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총 30기를 폐쇄하고, '탄소중립' 이행연도인 2050년에는 석탄발전소 완전 폐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건설 중인 강릉에코파워(2기), 삼척블루파워(2기) 등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중단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작년 9월 '신설 석탄발전소 가치평가 결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신설 석탄발전소들은 건설비에 훨씬 못 미치거나 영(0)원에도 못 미치는 재무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며 "가치평가 결과는 신규 석탄발전사업의 암울한 미래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경제적 합리성이 없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게 될 신설 석탄발전사업들을 취소"하거나 "경제적 및 환경적으로 의미가 없는 사업에 자금이 더 투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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