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당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17일 회동했다. 유 전 의원은 곧바로 윤 후보의 유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유 전 의원의 참여로, 국민의힘 경선에 경쟁자들이 선거운동에 동참하는 그림이 완성됐다.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약 2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진 후 공동 기지회견을 열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작년 11월 5일 경선 직후 승복 연설에서 말씀드린 생각 그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협력하겠다는 생각 그대로다"라며 "(비공개 회동에서) 후보께 그 말씀을 다시 확인해 드렸다. 아무 조건 없이, 직책 없이 열심히 돕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만난 김에 몇 가지 당부 말씀을 후보께 드렸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유 전 의원은 "경제 문제 해결에 대해 더 큰 비중을 둬 달라"는 제안과 함께 "개인적으로 보수정당에서 22년 정치를 하면서 정치가 혁신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정치 혁신은 여의도의 정당들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역할도 중요하다. 제가 늘 주장해 왔던 보수정치의 혁신을 위해 윤 후보가 큰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회동이) 끝나고 종로 유세가 있는데 저도 동참해서 윤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도록 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윤 후보는 "유 선배님의 격려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고 화답했다. 윤 후보는 "당 원로이고, 소중한 자산이시고, 우리 당 최고의 경제전문가"라고 유 전 의원을 치켜세우며 "늘 공정한 경제, 따뜻한 보수, 그리고 확고한 안보관에 입각해서 보수 혁신을 주도해온 유 선배의 격려와 응원이 선거의 확실한 승리뿐 아니라 국민께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가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국민께 충분히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회동과 유세 동참 계기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했고, 이상한 소리들도 자꾸 들리고…"라며 최근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자신을 두고 통합 정부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후보께서 그런 걱정을 할지도 모르고, 후보가 요청도 해서 차제에 나서서 국민들께 제 입장을 명확히 재확인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내 생각은 그대로다. 지난 3개월간 나는 어떤 정치적 발언도 하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처럼 윤 후보를 비판한 것도 한 마디도 없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경선 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날을 세워 왔으나 지난달 말부터 선대본 상임고문직을 맡으며 선거운동을 돕기 시작했고 이틀 전 윤 후보의 대구 유세에서 찬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편 윤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이 나오자 "말씀드린 대로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의 대의를 함께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더 자세한 얘기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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