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친러 지역 포격' 보도…우크라 정부 "사실 아니다"

러시아 매체 보도에 우크라 공격 구실용 자작극?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주에 우크라이나 군의 박격포 공격이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17일(현지 시각)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인 도네츠크, 루간스크주 지역을 감시하는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측의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 측이 이러한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우크라이나 군이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의 4개 지역에 박격포와 수류탄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위원회에 주재하고 있는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한 간부가 "우크라이나의 무장 부대는 민스크 협정에 따라 철수해야 하는 무기를 사용하여 휴전 체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자칭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DPR)의 민병대가 우크라이나 보안군의 공격에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민병대 대변인은 "시민들을 보호하고 적의 화력을 억제하기 위해 사격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민간인 사상자와 민간 인프라 피해에 대한 정보가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 2015년 벨라루스 수도인 민스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등 4자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협정에 서명, 중화기 철수와 해당 지역의 자치 확대 등에 합의했으나 그동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러시아 언론 매체가 우크라이나 군의 선제 포격을 보도하자,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거나 이를 빌미로 확실히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영향력에 두려하는 러시아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훈련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배치했던 군대들을 잇달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러시아군 부대들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뒤 철수하는 러시아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연합뉴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포격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군은 정부군이 공격했다는 분리주의자들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며, 최근 감시단을 일부 철수시키긴 했으나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상황을 감시했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즉각적인 반응이 없었다"며 실제 포격이 실행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미 정보기관들은 이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을 꾸며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를 일축했다"며 루간스크 측의 이날 발표가 러시아 측과 공모한 자작극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