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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개신교인은 보수화…전체 개신교인 보수 줄고 중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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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개신교인은 보수화…전체 개신교인 보수 줄고 중도 늘어"

'2021 개신교인 인식조사'…"소득 적당히 높으면 오히려 진보적"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구소득 700만 원 이상 그룹의 진보 성향 비율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그룹에 비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득이 높을수록 보수적일 것이라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다.

한국기독사회문제연구소(이하 기사연)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1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연구(이하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이 기사연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19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전국 성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했다. 패널 활용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기사연은 2018년 이후 매해 비슷한 설문조사를 해왔다. 기사연은 "2021년 조사는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했지만, 2019년 조사에서 개신교인은 배타성, 혐오 관련 문항에서만 비개신교인과 차이를 보였고 그 외 사회인식에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며 "본 설문은 (개신교인을 넘어) 한국인 전반의 사회 인식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추론했다. 2019년에는 개인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를 상대로 조사를 수행했다.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보면, 자신의 정치 성향이 '매우 진보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가구소득 700만 원 이상 그룹에서 4.8%로 가장 높았다. 이 그룹의 '진보적' 성향 비율도 전체 소득 그룹 중 가장 높은 32.8%였다. 이 조사의 가구소득 구분은 300만 원 미만(26.4%),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31.4%), 500만 원 이상 700만 원 미만(23.3%), 700만 원 이상(18.9%)이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진보 성향 비율은 가구 자산 1억 원 미만 그룹에서 27.3%로 가장 낮았고, 가구 자산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그룹에서 38.4%로 가장 높았다. 이 조사의 가구자산 구분은 1억 원 미만(28.2%), 1억 원 이상 3억원 미만(26.1%),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18.5%), 6억 원 이상(26.6%)이었다.

소득, 자산과 정치 성향 사이에 '소득과 자산이 높으면 보수적, 낮으면 진보적'이라는 식의 선형적이고 통념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인 셈이다.

"20대 개신교인 보수화됐지만, 전체 개신교인에서는 보수 줄고 중도 늘어"

20대 개신교인의 보수화 경향이 뚜렷이 확인됐다. 20대 보수 성향 비율은 2019년 12.7%에서 2020년 22.3%로 증가했고, 2021년 조사에서는 24.3%로 나타났다. 이는 60대 34.9%에 이어 전체 연령대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반면 20대 진보 성향 비율은 60대(22.8%)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28.3%였다. 통상 젊은층일수록 진보적이던 과거와 뚜렷이 대비되는 조사 결과다. 

개신교인 전체로 보면 '중도' 성향 신자가 늘어났다. 정치 성향 질문에 대한 답변 비율은 중도 47.3%, 진보 30.4%, 보수 22.3%였다. 2020년 이 비율은 중도 39.8%, 진보 31.4%, 보수 28.8%였다. 1년 전에 비해 보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고(6.5%p), 중도가 늘어난(7.5%p) 셈이다.

이날 정치 분야 발표를 맡은 정경일 성공회대 박사는 이에 대해 "'진보'로 인식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이 거센 최근 흐름을 감안할 때, 보수 감소를 초래할 결정적 변화 요인을 찾을 수 없다"며 "보수 집단의 근본적 정치 성향 변화에 따른 중도로의 이동이라기보다는 대선 정국에서 나타난 보수 내부의 복잡한 균열, 코로나19 시기 보수의 대표를 자처한 '전광훈 집단'에 대한 반감 등의 영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만을 바탕으로 개신교인이 과거보다 조금 더 진보적으로 변했다고 단정할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 '2021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연구' 중 연령대별 주관적 정치 성향. ⓒ기사연

"차별금지법 찬성 42.4%…대선 이후 우선 해결 과제는 부동산 안정"

의제별 인식을 보면, 개신교인의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견은 찬성 42.4%, 반대 31.5%로 나타났다. 2020년 이 비율은 찬성 42.1%, 반대 38.2%였다. 정 박사는 "(차별금지법) 반대 감소가 찬성 증가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차별금지법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응답 개신교인 70.5%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반대하고 10.7%만 찬성했다. 정 박사는 "개신교는 사랑과 평화, 비폭력을 지향하는 종교 전통을 갖고 있지만, 한국사회 병역과 군사적 사안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서는 개신교 신자와 일반 시민의 차이가 근본적으로 없거나 작다"고 평했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찬성 34.7%, 반대 43.3%로 반대가 많았다. 주4일 근무제에 대해서는 찬성 46.6%, 반대 35.3%로 찬성이 많았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에 대해서는 찬성 38.9%, 반대 35.6%로 찬성 비율이 다소 높았다.

한편, 개신교인들은 대선 이후 정부가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동산 안정(22.6%), 경제성장(16.7%), 일자리 창출 (11.4%%) 등을 꼽았다.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 부동산 안정 대책에 관해서는 장기 임대 공공주택 확대(43.6%), 공공 주도 주택 공급 확대(22.4%) 등 공공의 역할을 바라는 이들이 민간 주도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21.3%)를 바라는 이들보다 많았다.

정 박사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여론 조사에서 경제성장이 국민통합, 공정사회, 경제 양극화 새건, 부정부패 청산 등 과제를 압도하는 것처럼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도 경제가 중심적, 지배적 위치를 차지한다"며 "개신교인도 세대, 신앙 등의 차이와 상관 없이 경제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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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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