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13일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직접적인 반응을 삼갔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단일화 대상으로 윤 후보를 지목해 '이재명-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데다, 단일화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이 후보의 대선행보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뒤섞인 분위기다.
이날 제주도를 방문한 이재명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에 관한 질문에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과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선 안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씨가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은 데 대해 "김 교수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안타깝다. 모쪼록 무탈하기를 빈다"며 "안 후보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책임총리와 통합정부 구상의 파트너로 고려했던 안 후보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는 한편, 야권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의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제안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거부 의사를 밝혀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연설에서도 "비정상적인 정치체제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국민들의 주권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구도를 만들어 정치 교체를 해야 진정한 선의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양당체제 극복과 정치교체를 고리로 안 후보와의 대선 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촛불 혁명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만약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이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면 촛불도 엄단하고 언론사도 마구 폐쇄해버리고 검찰 국가가 된다. 그게 누구의 불행이겠냐"고 했다.
그는 "비민주적 국가, 폭압 정치의 나라, 공안 정치의 나라로 되돌아가고 싶으냐"며 "대놓고 정치보복을 하겠다, 엄단하겠다고 폭력을 공언하는 후보를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어 "13년 전 국민의힘 정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보복해 그 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후보가 있다"며 "싹 뒤져서 먼지라도 만들어 털어보겠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침소봉대해서 민주당을 완전히 궤멸시켜버리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정치집단이 우리 미래를 제대로 끌어갈 수 있겠냐"고도 했다.
연설에서 이 후보는 "지도자의 무능과 무지는 죄악", "극우 포퓰리즘 정치" 등의 표현으로 윤 후보를 거칠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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