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제주를 찾아 "정치라고 하는 게 살리자고 하는 것인데 참혹한 보복을 생각하는 상황이 됐다"라며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 공원을 방문해 위령 재단에 참배했다.
참배에는 같은 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인 송재호 오영훈 위성곤 의원을 비롯한 고희범 제주 4.3평화재단 이사장 오임종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 등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이 함께 했다.
이 후보는 참배를 마친 후 지지자들과 만나 "정치가 죽이는 정치가 되면 안 된다.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서 누군가를 해치고 생명을 없애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된다"라며 윤석열 후보의 정치 보복 발언을 비판했다.
또, "민생이 중요하고 경제가 중요하고 평화가 중요하고 통합이 중요하다"라며 "증오보다는 통합의 나라를, 정쟁보다는 성장하는 나라를, 전쟁이 아닌 평화를 향해 가는 그런 나라를 꼭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도민들과의 만남 뒤 제주 4.3평화 교육센터로 자리를 옮겨 제주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9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9대 공약으로 ▷폐기물 제로 순환자원 혁신도시 육성 ▷탄소중립 선도지역 구축 ▷제주형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통한 경제 기본권 실현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 ▷지방정부 간 협력 모델 구축으로 제주 자치분권 완성 ▷제주 국가항만 인프라 확충 및 제주 농축산업 경쟁력 확보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제주 일과 휴식 관광 충족시키는 워케이션 성지 완성 ▷바이오헬스 및 우주 데이터 산업 제주 미래 산업으로 육성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 후 제주와 영호남을 묶는 남부 수도권 구상인 해저 터널이 공약에서 빠진 데 대해 "해저 터널 문제는 꽤 오래된 논쟁 거리로 지금 저희로서는 확정하기가 어려워서 계속 검토 중"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최근 이 후보가 해저터널 추진을 언급해 제주지역 민심이 술렁이는 데 대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이 기대했던 것보다 적고 지급 기간이 5년에 걸쳐 진행돼 고령의 유족이 생전에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확정된 건 아니지만 순서를 정할 때 전액을 순서대로 지급할지 아니면 배정된 예산을 동등하게 모두에게 지급할지 등 국가 재정 여력을 봐서 가능한 조기 지급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라고 답했다.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공약이 사실상 입도세 개념이냐는 질문에는 "환경부담금은 하다못해 동네 골목에서 청소 수거비로 2천 원씩 받는 사례도 많다. 쓰레기 폐기물 수거 처리 비용이 마련되기 때문에 그걸 정할 권한을 제주도에 주고 제주도에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최대 이슈인 제주 제2공항 사업이 공약에서 빠진 데 대해선 "(제주 제2공항)은 주민들 간 논쟁도 매우 격화되고 있고 또 타당성과 정부의 방침도 부처마다 입장이 달라서 쉽게 어느 방향으로 단언하기 어려워서 상황을 좀 지켜보는 게 맞겠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귀포시 올레 시장을 찾아 제주 민심 잡기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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