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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꺾기' 고문 난민신청자 출소 "보호소 사람들에게 자유·정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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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꺾기' 고문 난민신청자 출소 "보호소 사람들에게 자유·정의를"

법무부 ‘보호 일시해제’ 처분… 인권단체 "재발방지대책 마련돼야" 촉구

"Freedom(자유) & Justice!(정의)"

지난해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던 중 일명 ‘새우꺾기’로 불리는 불법 고문을 당한 모로코 국적의 난민신청자가 구금 11개월 만에 자유의 신분이 됐다.

8일 법무부와 외국인보호소 고문 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 중이던 난민신청자 M씨가 이날 출소했다.

이는 법무부가 M씨에 대해 보호 일시해제 처분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8일 오후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로코 국적의 난민신청자 M씨(왼쪽에서 세번째)와 인권단체 회원들. ⓒ프레시안(전승표)

앞서 M씨의 피해 사실은 지난해 9월 인권단체들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M씨가 겪은 ‘새우꺾기’는 손목과 발목을 뒤로 묶어 포박한 뒤 서로 포승줄로 연결해 새우등처럼 몸을 뒤로 꺾기게 하는 자세로, 인권단체가 법원의 결정을 통해 입수한 CCTV 영상에는 지난해 6월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들이 M씨를 상대로 이 같은 행위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2017년 난민 신청을 위해 한국에 입국한 M씨는 ‘난민 신청자(G-1-5)로서 한국에 체류하는 자격’을 갖고 있었지만, 체류기간 연장을 놓치면서 지난해 3월 17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상태였다.

그는 구금 20여일째인 이듬달 6일 ‘지시 불응’을 이유로 징벌적 독방에 갇혀 있던 중 마실 물을 요청하기 위해 수십여 차례에 걸쳐 벨을 눌렀지만 3~4시간 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고, 큰 소리를 지르며 문을 발로 차기 시작한 뒤에야 온 직원들에게 ‘새우꺾기’ 자세로 결박 당했다.

▲지난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일명 '새우꺾기' 행위를 당하고 있는 M씨의 모습. ⓒ공대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이후 수시로 독방에 수용됐던 M씨는 그 과정에서 발목수갑과 케이블 타이 및 박스 테이프 등으로 몸을 결박당하는 가혹행위를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법무부의 인권침해를 인정한데 이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던 법무부도 같은 해 11월 "해당 외국인에 대해 법령에 근거 없는 방식과 종류의 장비 사용행위 등 인권침해 행위가 확인됐다"고 가혹행위 사실을 인정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M씨가 요구했던 가해자와의 분리를 위한 보호 일시해제 처분이 이뤄지지 않자 인권위는 12월 재차 사실상 ‘무기한 구금’에 해당하는 보호조치를 일시 해제하라고 법무부에 추가 권고했고, 이에 따라 이날 M씨의 출소가 이뤄졌다.

▲8일 오후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로코 국적의 난민신청자 M씨(가운데)와 인권단체 회원들. ⓒ프레시안(전승표)

하지만 인권단체 등은 법무부의 늑장행정을 비난했다.

공대위는 이날 M씨의 출소가 이뤄진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오늘 M씨가 풀려났지만, 구금 342일만이자 법무부가 인권침해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지 100일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는 지난해 8월 M씨의 보호 일시해제 신청에 대해 ‘고려할 인도적 사유가 불충분하다’며 거부했고, 10월 19일에 신청한 두번째 보호 일시해제에 대한 결정을 이제서야 내린 것"이라며 "특히 인권위의 권고 이후에도 ‘보호일시해제가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해 보겠다’고 M씨의 출소를 미루다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적 소견이 나온 뒤에야 마지못해 보호 일시해제를 결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사건 초기에도 M씨의 동의 없이 CCTV와 형사사건기록을 공개하는 등 M씨에게 2차 가해를 한 바 있는 법무부는 또다시 말도 안되는 조건을 내걸며 보호 일시해제 결정을 장기간 미루며 M씨를 고의적으로 괴롭혔다"며 "피해자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사과와 피해 배상 및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M씨도 법무부를 향해 "지금 당장 저 장소(화성외국인보호소) 안에 있는 나의 친구들과 나의 형제들에 대한 고문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한국인에게는 물론, 인류에게 수치스러운 장소"라며 "여전히 보호소 안의 사람들은 노예 취급을 받고 있다"며 "자유와 정의를 내 형제들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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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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