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은 7일 "이번 대선은 이성적 평화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주술권력에게 칼을 쥐어줄 것인가 선택의 문제가 되고 말았다"면서 "이성이 쓰러진 자리에 주술이 들어서고 광기가 돋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 치명자성지 세계평화의 전당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고 '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천주교 평신도, 수도자, 사제들의 호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영식 사제단 대표신부가 낭독한 호소문에서 이들은 "이번 대선에 즈음해 이성과 공익의 상실로 인해 (대한민국의)민주주의와 공동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면서 " 보이지 않는 손들의 너무나 노골적인 훼방으로 시민들의 이성적 판단과 공정한 숙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이어 "그 책임을 언론과 검찰, 법원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들고 "기자들의 기사, 검찰의 기소의 공정성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으며 두 집단의 편향성은 대선 정국에서 더욱 심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에 대해서도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제단은 또 "유력 후보 가운데 스스로 생각해서 책임지고 결단할 일을 점쟁이에게 묻는 이가 있다고 한다"면서 "이성과 신앙의 조화를 위해 분투했던 가톨릭 교회의 정신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웃종교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주술을 미워하는 이유도 이성이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부정하고 사리사욕을 부추기기 때문"이라며 "주술은 국가의 의사결정을 왜곡하며 공포를 유포하고 불안을 일으킬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해 얻어지는 결과라야 진짜 평화라거나 북한을 선제타격하고 킬 체인을 운운하는 주장을 들을 때마다 심란하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노력이 다음 정부에서도 변함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추가배치 공약과 관련해 "혹시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나아가 평화체제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일거에 무너뜨려는 것인지 불안하다"면서 "오랜 세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바쳐온 한국 천주교회의 기도를 무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발표된 호소문에는 천주교 평신도와 수도자, 사제 등 1만579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사제단은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