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 가까이 쏟아지는 대구에서 최근 신세계 백화점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이은 확진자 발생에도 명품을 구매하려 밤새 수십 미터 텐트 행렬 이어진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비판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대구 신세계 백화점 샤넬 입장 대기줄”이란 제목으로 하나의 게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5층에 위치한 샤넬 매장 입구에서부터 밤새 수십 미터 이어진 텐트 행렬 사진과 더불어 “동대구 신세계는 다른 백화점과 다르게 명품관이 5층에 위치해 있음” “5층 별관 파미에타운과 연결된 스카이브릿지에서 다들 노숙 중”이라는 내용이 실렸다.
해당 게시 글은 빠르게 지역으로 퍼져나가며,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비난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하루에 수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 명품 구입을 위해 백화점에서 밤새 텐트까지 치고 있는 이들의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 또한 최근 일일 확진자가 천명 넘게 쏟아지며,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전 행정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세계 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1월부터 매장 직원 등 거의 매일 같이 확진자가 쏟아지는 등 우려가 계속 일고 있기 때문이다.
2월에만 하더라도 지난 2일 1층 시슬리, 3일 지하1층 농산·7층 CK언더웨어, 4일 6층 바인드 브랜드, 6일 내셔널지오그래피·5층 까르띠에·버버리브랜드 등 매장직원이 연이어 확진됐다. 무엇보다 대구 신세계 백화점은 대구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어 시민들의 우려는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백화점 측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즉시 서버에 팝업창을 띄워 고객에게 알리는 등 방역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명품을 사기 위해 찾아오시는 고객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른 매장도 마찬가지 입장이다”고 토로했다.
텐트 노숙 게시 글에 달린 반응이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 “노숙자 캠프인줄”, “아니 저 정도까지 해야 함?”, “저 텐트는 다들 직접 들고 오는 거임”, “저렇게 사면 저게 무슨 명품이야”, “이상해”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지역시민들 또한 마찬가지다. 30대 회사원 A씨는 “시민의 한사람으로 부끄럽다”며 “지금 다들 오미크론 때문에 난리인데 해도 너무 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50대 기업인 B씨는 “저러고도 무슨 말을 하겠나”며 “아무리 명품이 좋아도 이건 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권영진 시장의 지지자라고 밝힌 한 50대 C씨는 “2년 전 처음 겪은 코로나19를 어떻게든 막아보려 한 달을 야전생활하며, 당시 스트레스로 권 시장은 위암까지 걸렸다” “당시 비난만 쏟아냈다. 신세계 백화점에 가 보라. 텐트 행렬 뿐 아니라 줄 선 사람이 넘쳐 난다. 내로남불이 아니고 뭐겠는가?”라며 질타했다.
한편 대구시 관계자는 “모두가 비상이다. 연일 확진자가 넘쳐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 이 고비를 이겨냈으면 한다”며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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