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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자력 '녹색' 분류 확정 발의…"사상 최대 그린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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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자력 '녹색' 분류 확정 발의…"사상 최대 그린워싱"

오스트리아 등 "제소할 것"…유럽의회 승인 땐 2023년 시행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원자력 발전 투자를 환경 친화적 사업으로 분류해 확정 발의하자 일부 회원국과 환경단체가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며 격렬히 반발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천연가스 및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 발의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말 규정 초안을 발의한 뒤 회원국 의사를 수렴해 나온 것이다. 규정안에 따르면 최신 기술 표준을 사용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계획 등 환경과 자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했을 경우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는 녹색 투자로 분류된다.

집행위는 보도자료에서 "(조건을 충족하는) 가스와 원자력 발전은 유럽연합의 기후 및 환경 목표와 일치하며 석탄 등 더 오염이 심한 활동에서 기후 중립적 미래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 발표에 일부 회원국들은 크게 반발했다. 영국 방송 <BBC>는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가 이 규정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장관은 "이 결정은 잘못됐다. EU 집행위는 오늘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위한 그린워싱 프로그램에 합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스 아이크하우트 유럽의회 환경·공중보건·식품안전위원회 부의장도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집행위가 그런 전략적 실수를 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우리는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의 전체적인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9년 EU 집행위가 발표한 유럽그린딜은 2050년 '탄소순배출량 0'을 목표로 에너지와 산업 전 분야의 정책을 재설정하는 계획안이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이어졌다. 그린피스는 성명을 내 "이 비과학적인 계획은 사상 최대 규모의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활동가인 아리아나 로드리고는 성명에서 "가스와 원자력을 분류체계에 포함시키는 것을 강력한 정치적 동반자인 두 개의 절박한 산업에 대한 선물이 아닌 다른 것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이 규정을 부결시킬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규정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규정안은 27개 회원국 중 20개국 이상이 반대하거나 유럽의회에서 과반수 이상이 반대할 때 부결되는데 반대의사를 명확히 한 회원국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CNN>은 해당 규정 초안을 논의할 때 "스페인, 오스트리아, 덴마크, 룩셈부르크만이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 모두가 '녹색'으로 분류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고,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적어도 둘 중 하나가 포함되는 것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규정안은 유럽의회 및 회원국 정상들의 향후 4달 간의 논의를 거쳐 확정된다. 필요시 두 달 간 추가 조사도 가능하다. 규정안이 승인될 경우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 중인 매어리드 맥기네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 집행위는 이날 천연가스 및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 발의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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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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