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대외활동을 위한 몸풀기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 김 씨의 등판 시점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26일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논의가 된 적이 없고, 알음알음 삼삼오오 이야기되고 있는데 아직도 양론이 갈린다"며 소위 '김건희 등판설'과 관련한 당 내부의 복잡한 논의 상황을 전했다.
김건희 등판론은 김 씨 팬클럽 '건희 사랑'의 회장인 변호사 강신업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김 씨의 스튜디오 촬영 장면을 게시하면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어 24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김 씨의 프로필이 공식 등록되면서 정치권에선 해당 프로필 등록이 김 씨의 공개적인 대외활동을 알리는 시그널이란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선대본부 내부에서도 김 씨의 '2월 내 활동 재개'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건희 등판설'이 확산됐다.
김 씨의 네이버 프로필 입력 의도에 대해 원 본부장은 "최소한의 정보제공이란 차원에서 한 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부여는 현재 본인의 뜻이나 실제 팩트와는 거리가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김 씨의 조기 등판 전망에 선을 그으며 "(김건희 씨에게) 온갖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 말려들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는 논의도 많다"며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이준석 대표도 불교방송(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씨의 조기 등판설에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후보자의 배우자 활동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따로 논의한 사항은 없다"며 김 씨의 공개 활동 시점에 대해선 "가족 간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김 씨 팬클럽을 중심으로 일각에서 팬덤층이 형성된 데 대해서도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특히 교육부가 국민대 겸임교수 임용 과정에서 김 씨의 허위이력 제출 사실을 확인한 데 "잘못된 기재가 있었다면 겸허히 사과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후보 배우자로서 공개활동에 나서려면 허위경력 및 녹취록 논란에 대한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선후보 배우자가 대선일까지 공개활동을 마다하고 칩거한 전례가 없고, 수세적 태도가 의혹 진화에도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의힘도 등판 시점을 조율하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선 김 씨가 설 연휴 전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 15일을 전후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장모 최모 씨가 25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 2심 무죄 판결을 받은 일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주장했던 본부장 리스크" 등이 "좀 풀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YTN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한 하태경 의원은 김 씨가 "이미 내용적으로 등판해 있기 때문에, 언제 나와도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며 김 씨의 등판 시점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