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간 보이스피싱으로 83억 뜯어낸 사기조직 중국서 적발

국내 피해자 236명… 경찰, 중국 공안과 공조 통해 한국인 6명 등 10명 검거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83억 원을 뜯어낸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총책 A씨 등 한국인 6명과 중국인 4명 등 모두 10명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붙잡았다고 26일 밝혔다.

A씨 등은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한 아파트에 설치한 콜센터를 통해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러 모두 236명에게서 총 83억 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전송한 허위 결제문자 메시지. ⓒ경기남부경찰청

이들은 허위결제 문자를 무작위로 전송하는 ‘DB(Data Base)팀’과 피해자들과 통화를 하는 ‘기망팀’으로 나눠 역할을 분담한 뒤 무작위로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몰 결제 승인 완료, 본인 아닌 경우 연락 요망" 등의 허위 결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후 문의전화를 걸어온 피해자를 상대로 소비자보호센터 또는 수사기관 등을 사칭해 "결제 카드의 개인정보 유출로 추가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안전계좌로 이체하거나 직원을 보낼테니 인출 후 전달하라"고 속이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검거된 이들 중 4명의 한국인은 이미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로 수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분을 속이기 위해 피해자에게 보낸 허위 신분증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앞서 지난해 A씨 등 일당이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3개월간 각종 증거를 수집한 뒤 중국 저장성 공안청에 해당 수사 정보 등을 공유하며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5일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공안청은 지난달 2일 콜센터를 급습해 A씨 일당을 모두 검거했으며, 이들은 최근 구속기소돼 중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우리의 수사 내용을 중국 현지 경찰주재관을 통해 공안청과 공조, 중국 내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단속한 국제공조의 모범사례"라며 "앞으로도 남은 공범 세력을 끝까지 찾아 붙잡고 은닉재산 등을 추적해 피해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국제공조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