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차기 정부의 최대 과제는 평화를 정착하고 평화를 통해 경제를 추진하고, 경제를 통해 평화를 구축하는 소위 '평화 경제'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 커넥트홀에서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화상 대담을 열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통한 경제 발전 구상을 밝혔다. 대담은 이 후보가 한반도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해 로저스 회장에게 답을 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우선 한반도가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인지 물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과 북한은 대대적으로 많은 국방비 지출을 하고 있는데 서로 전쟁 위험에 놓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국방비 아낄 수 있을지, 항만, 도로, 학교, 병원 등 인프라 시설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그렇다면 한반도 기대해 볼 만한 지역이 될 것이다. 군사분계선이 열리면 정말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 거듭 한반도 정세를 꼽으며 "한국에는 많은 브레인과 자본을 확보하고 있고 북한에는 천연 광물과 부지런한 인력이 많기 때문에 이를 합치면 8000만 인구의 중국 접경 국가로 엄청난 성공 스토리를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이 후보는 "군사 긴장이 완화된다면 군사비의 상당 부분이 복지나 인프라 구축에 쓰일 것이란 데 100% 공감한다"면서 "8000만 명에 이르는 국민은 평화롭고 안전한 상황 속에서 경제가 번영하는 나라를 꿈꾸게 될 것"이라고 했다.
로저스 회장은 "전쟁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면서 재차 남북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롤링스톤스가 군사분계선으로 와서 공연을 하게 하고 블랙핑크가 오도록 해주시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큰 파티를 열고 군사분계선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런 맥락 속에서 "미국보다 한국의 미래가 더 밝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만큼 부채를 진 국가가 역사상 없고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후세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를지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부채가 있긴 하지만 북한은 부채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가 합쳐질 때 부채가 미국처럼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에는 굉장히 똑똑하고 교육을 잘 받은 분들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총과 무기가 아니라 미래에 투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이 후보의 부탁에 "미국의 주식시장은 지난 12년 간 매우 강세였지만 상승장이 끝나는 날이 올 텐데 한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쯤 되면 다시 폭락장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한국 주식을 갖고 있지만 미국 주식은 팔아야 할 것 같고, 끝이 다가 오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에는 <사피엔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 12월에는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과 대담을 나눈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문화예술인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확대하겠다"며 문화예술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문화 외교를 강화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겠다"며 "신남방과 신북방 루트에서 각국 문화와 한류를 연결하는 '문화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문화 일자리 50만 개를 창출하고, 유니콘 문화기업 10개 이상이 나오도록 지원·육성하겠다고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방지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면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데 의존도와 간섭은 다른 것"이라며 "문화예술인이 창의를 바탕으로 자율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판을 깔거나 예산을 지원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보장하면 지원하되 간섭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 예술 계 쟁점 중 하나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병역 면제 여부에 대해선 "병역의무 이행은 헌법이 정한 국민의 의무이고 예외 인정은 신중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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