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노동자 산재사망사고 책임자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며 시민 1만여 명이 마음을 모았다. 다음달 10일 법원의 1심 선고를 앞두고서다.
김용균재단은 18일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용균님 죽음의 진짜 책임자에게 엄한 처벌을 내려 산재사망사고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하여줄 것을 재판부에 촉구하는 의견서를 받았다"며 "그 결과 1만365명의 의견서가 모였다"고 밝혔다.
김용균재단은 이어 평택항에서 법으로 규정된 안전조치도 없이 혼자 일하다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 씨 사건 1심 재판에서 책임자 전원에게 지난 13일 집행유예가 선고된 점을 짚은 뒤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재판부의 인식이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산재사망 피해유가족들이 참석해 직접 쓴 의견서를 읽으며 마음을 보탰다.
고 김태규 건설노동자의 누나 김도현 씨는 "용균이 죽음 이전으로 돌아가는 판단이 아닌 기업이 노동자 죽음에 책임질 수 있는 판단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며 "자식을 잃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연명하며 살아간다는 김용균 엄마가 좌절하지 않도록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다"고 호소했다.
고 정순규 건설노동자의 아들 정석채 씨는 "한국 기업 가해자들은 매뉴얼을 공유하는지 ‘용균이가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일 시킨 적 없다’,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등 고인에게 책임전가하는 방식이 어쩜 이토록 똑같나"라며 "강력하고 엄중한 판결로 고인에게 책임전가하는 가해자들을 모두 엄벌하여 주시길 간곡히 고개 숙여 빈다"고 밝혔다.
의견서를 쓴 이 중에는 고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 이한빛PD 어머니 이용관 씨 등 산재사망 피해유가족, 권영국 변호사,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 등 시민사회 인사, 강은미 정의당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있었다. 의견서는 이번 주 말에서 다음 주 초 사이 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김용균 씨는 2018년 12월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 내 석탄운송컨베이어벨트에서 점검구 안으로 몸을 숙여 낙탄을 제거하던 중 벨트에 끼어 숨졌다. 검찰은 지난 22일 결심공판에서 김 씨의 원청 사용자였던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게 징역 2년, 하청 사용자였던 백남호 전 한국전기술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 7명에게는 금고 6개월에서 징역 2년,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5명에게는 벌금 700만 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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