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3주기 추모주간이 선포됐다. 김용균 사망사고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사고 책임을 지고 있는 원하청 사업주의 처벌도 이뤄지지 않은 탓에 추모행사에는 이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다.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는 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를 김용균 3주기 추모주간으로 선언하며 한국서부발전 등 원하청사업주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특조위)' 권고 이행점검 보고회 등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7일 태안화력발전소 앞 현장 추모제와 10일 서울노동청 앞 추모결의대회와 행진 등도 예정되어 있다.
추모위는 "김용균의 죽음을 만든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 체제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로 사회적 살인이 멈추길 바랐다"며 "그러나 올해 산재 사망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대비하여 늘었고 김용균의 동료, 더 많은 김용균들은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했다.
추모위는 "'우리가 김용균'이라고 외쳤던 그 마음으로 세상을 뒤집는 목소리를 모아 생명을 지키는 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비정규직 없는 평등한 일터를 우리가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씨는 "2주기가 엊그제 같은데 아들만 붙들고 있어서인지 세월 가는 것에 현실감 없이 금세 3주기가 돌아왔다"며 "저에게 지난 3년은 긴 악몽을 꾸고 있는 듯한 세월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사회적으로 희생당하고, 이전에 느꼈던 즐겁고 좋았던 세상이 한꺼번에 잿빛세상으로 변해버렸다"고 말했다.
김미숙 씨는 "저는 용균이를 통해 위험에 내몰리는 비정규직 문제와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3년에 걸쳐 버거울 정도로 달려왔다"며 "그렇지만 지난해 대비 올해 산재사망사고가 더 많았다는 통계를 듣고 산업재해를 막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숙 씨는 "용균이 같은 노동자들이 목숨 걸고 일해야 하고, 권리를 포기해야 일자리를 얻는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서로를 위해 내민 손은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 서로의 곁에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김용균 씨는 2018년 12월 11일 새벽, 발전소 내 석탄이송 컨테이너 벨트에서 기계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24살이었다.
김용균특조위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업무는 규정상 2인 1조로 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현장에서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사고 당시 김 씨도 홀로 일했다. 김 씨와 같은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은 오래 전부터 사측에 2인 1조 규정 준수를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
이같은 사고 내용과 배경 때문에 김 씨의 죽음은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고, 2019년 1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도 큰 영향을 줬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