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현장 화재로 소방관 3명이 희생된 것과 관련, 소방노조가 지휘부의 무리한 판단을 비판하며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했다.
7일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은 '우리 소방관을 헛되이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소방관 순직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매우 흡사한 사고가 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또 동료를 잃었다"며 "내부에 사람이 있었나 위험물이 있었나. 왜 우리 동료는 목숨을 잃어야 했나"라고 당시 지휘부의 현장 판단을 비판했다.
특히 노조는 현장 상황에 맞는 화재 진압 매뉴얼 개정, 화재진압·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도입 등으로 순직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우 소방노조 경기위원장은 "현재 마련돼 있는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SOP)는 화재와 사고, 구급, 현장 안전관리 등을 총망라하고 있으나, 큰 틀에서의 작전 절차를 다루고 있을 뿐 생물처럼 변화하는 재난 현장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모두 담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뉴얼의 핵심은 소방관 개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것"이라면서 "문제는 이 매뉴얼이 사고 발생 시 책임을 소방관 개인에게 지우기 위한 용도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현장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개정하고, 현장을 모르는 지휘관이 양성될 수밖에 없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소방당국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체계적으로 대응해 국민의 안전과 소방관의 안전을 모두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밤 11시 46분께 평택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께 큰불을 껐지만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건물 2층에 투입된 소방관 3명이 고립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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