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옥신각신 했다.
이날 '변화와 단결'을 내걸고 소집된 의원총회는 이 대표를 향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이 대표에 대한 사퇴 결의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정작 이 대표는 "이준석과 싸우지 말고 우리의 안 좋은 모습과 싸워달라"며 자신을 향한 퇴진 요구에 선을 그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이날 중 매듭을 짓겠다는 의지를 밝힌 터라, 이날 의총 결과가 주목된다.
'이준석 성토대회'의 포문은 원내수석부대표인 추경호 의원이 열었다. 추 의원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모두발언을 마치고 퇴장하자, 당 대표 사퇴결의안을 제안했다.
추 의원은 "당 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가 없다"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한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강조하면서도, "김기현 원내대표도 많이 참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의총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결의안에 찬성 의견을 밝히는 의원들이 많았다.
김태흠 의원은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에 지하철 출근 인사 등 '연습 문제'를 제시한 데 대해 "오만방자하다"고 지적하면서, "후보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데 (인사)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말이 되느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이코패스, 양아치인데 우리 당 안에도 사이코패스, 양아치가 있다. 당 대표가 도운 게 뭐가 있느냐"면서 거칠게 불만을 표출했다.
그 외 송석준, 김정재, 이종배 의원 등도 이 대표 사퇴결의안에 찬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 사퇴안을 반대했다. 하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 문제는 오직 단 하나의 기준, 우리 후보에게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갖고 평가를 해야 한다"며 "의원들이 이준석 대표에 큰 불만이 있고 전통적 지지층도 큰 불만 있는 거 알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퇴 결의안을 둘러싼 난상토론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후까지 이어졌다.
오후 의총엔 거취 논란의 당사자인 이 대표가 직접 참석했으나, 이 과정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원내지도부의 의총 참석 요청에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공개하는 것을 전제로 참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공개 발언 여부를 두고 양측은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이 대표 뜻에 따라 이 대표의 의총 발언이 생중계됐다.
이준석 "본질은 젊은 세대가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것"
오후 5시 20분께 의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30분에 걸친 자유 발언을 통해 2030 지지율 회복을 위한 전략 수정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금 본질은 이준석의 사과와 반성을 시작으로 해서 젊은 세대가 다시 우리 당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윤 후보가 천명한 것처럼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자는 결의를 할 때 열흘 내로 우리에게 지지층이 다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30세대와 전통 보수 지지층 5060세대의 결합을 뜻하는 이른바 '세대 포위론'을 언급하며 "우리를 위해서 많은 자료를 만들어주고 방어해주고 온라인 여론전을 펼치던 젊은 세대가 왜 일순간 실망했는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밖에서 선대위 개편만 이야기하면 저 없이도 새로운 방향성이 설정되고 다 같이 노력하고 저는 당대표 직무를 수행하며 지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예상이 틀렸다면 제 책임 방기한 데 대해 사과드리겠다"고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 선거업무에 복귀할 땐 단순히 개인이 책임감에 의해 복귀하는 모양새보다 당이 다시 젊은 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해서 그들이 오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과연 2주 동안 무엇이 바뀌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는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어떤 직이든 복귀하겠다. 그러나 그 방식으로는 대선 승리를 위해 확보할 젊은 층 지지는 절대 가져가지 못한다"며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을 위해 이 대표가 마음 접어주고 당을 위해 이렇게 하자는 말씀이 외람되게도 방법론도 동의 못하지만, 제 나이 때쯤 되면 당을 위해 희생하라는 표현은 애초에 들리지도 않고 당을 위해 무조건 따르라는 표현은 설득의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통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연습 문제'를 제안했다가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사과했다.
그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 용어를 쓴 것"이라고 해명하며 "마침 권 본부장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연습 문제'라고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그 표현이 불편했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해명에 일부 의원은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거듭 "정말 그 표현이 불편하시면 불편했다고 말하면 된다"면서도 "만약 그것대로 이뤄졌다면 언론 관심도 높은 상황에서 후보와 저와 공동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활발한 토론하고. 싸우자는 건 아니"라면서 "당의 불화를 만들어내고 제 항변을 하고 당에 대한 제 불만 이야기하는 의도 있었다면 기자회견을 했을 것"이라면서 계속 토론에 임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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