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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윤석열, 김종인 체제냐 독자 행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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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윤석열, 김종인 체제냐 독자 행보냐

이틀째 선대위 개편 고심 중, '김종인 배제설' 시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개편 방향을 놓고 이틀째 숙고를 이어가고 있다. 4일 오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후보가 자기 나름대로 최종 결심을 하지 않은 모양이니 좀 더 기다려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나보다 선거를 앞둔 후보가 더 답답할 것이다. 윤 후보가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한다고 했으니 오늘 내일 사이에 결말이 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선대위 개편의 키를 쥔 윤석열 후보는 이날도 외부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윤 후보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어떤 선대위 체제가 효율적인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지 숙고에 들어갔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과 선대위 공중분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은 윤 후보에게 시간이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선대위 개편 방향은 반전의 모멘텀 마련이 시급한 윤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과도 연관된 문제다.

윤 후보의 선택은 김종인 위원장, 이준석 당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사전 논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압박한 김 위원장에 대해 윤 후보 주변에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김 위원장이 "(내가)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는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서도 윤 후보가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후문도 나왔다.

그럼에도 윤 후보가 김 위원장 요구대로 매머드급 선대위를 버리고 총괄상황본부 중심의 일원화된 체제를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효율성과 안정성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다만 김 위원장의 장악력 극대화로 귀결되는 '김종인 전권 체제'로 선대위를 재편할 경우, '상왕'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당초 선대위 개편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의 공개 압박에 등 떠밀려 선대위 대수술에 나선 모양새도 피할 수 없다.

윤 후보 측에선 김 위원장과 거리를 두고 선대위 개편을 윤 후보가 주도해 후보중심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지도부 총괄 사퇴에 더해 김 위원장까지 퇴진시키는 방안이다.

사의를 표명한 선대위 지도부 가운데 일부를 재신임하는 소폭 개편 방식으로 김 위원장의 요청에 선을 긋는 방식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아 윤석열-김종인 결별로 이어지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김종인 배제설'에 대해 "그런 질문은 안 하는 게 좋다"며 "(윤 후보의 생각을) 내가 아는 만큼은 알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봉합 여부도 시험대에 올랐다.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큰 걸림돌 하나가 계속 걸려 있어 어떤 결론이 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를 정면 겨냥한 발언으로, 그는 "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의 그동안의 언행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 대표로서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정도의 언행이 이어졌다"고 했다.

김 특보는 특히 "이 대표가 계속 당 대표로 남아 있으면서 또 선대위에 참여하는 형태로 결론이 난다면 전통적인 지지층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윤 후보 입장에서는 점잖게 표현하면 (이 대표가) 계륵 같은 존재"라고도 했다.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 10명 중 8명은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최근 이 대표의 언동이나 행동으로 인해 당원뿐만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민심의 지지를 많이 잃었다. 이 대표는 백의종군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과 이 대표를 향한 불쾌한 심기가 여과없이 표출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생각 중에 있어 아직은 뭐라 결론을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후보의 결심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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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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